"매장 입장전 QR코드 인증 부탁드립니다"
11일 오후 12시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한 백화점. 어제부터 방역패스가 적용되면서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입구마다 백신 접종 정보를 확인하느라 곳곳엔 혼잡한 모습이 연출됐다.
현장에는 안내직원이 2~3명씩 배치돼 입장은 전반적으로 수월했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익숙지 않은 이용객을 챙기느라 대기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접종 정보를 갱신하지 않은 일부 고령층은 직원의 도움을 받는가 하면 또다른 이용객은 방역패스가 없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일부 이용객은 인증 절차가 불편하다고 호소하며 접종증명서를 미리 발급받아 보여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연제구에 거주하는 김모(70대) 씨는 "QR코드 하는 법을 몰라서 종이증명서를 들고왔다"며 "매번 꺼냈다 넣었다 해야하니 불편한건 마찬가지다"고 토로했다.
해당 백화점 내에서 식당과 카페를 이용할 경우엔 3번의 QR코드 인증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백화점 관계자는 "방역패스를 철저하게 확인하기 위해서 마련한 조치다"며 "고객들이 불편을 겪지않도록 주요 지점에 직원들을 추가로 배치하고 인증 방법 절차를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방역패스 확대 조치에 따라 백화점, 마트를 포함한 3000㎡ 이상의 대규모 점포에서는 접종증명과 음성확인제가 없으면 미접종자는 혼자라도 출입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이용자에겐 10만원의 과태료, 시설 운영자에게는 운영중단의 행정처분이 내려지거나 폐쇄명령을 받을수도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식재료와 생필품을 판매하는 사실상 필수시설로 꼽히는 대형마트 출입까지 제한한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식당과 카페는 미접종자도 1인 출입이 허용돼 혼밥이 가능하지만 혼자 장보는 부분에 제재를 가하는 조치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박모(20대) 씨는 "건강상 이유나 부작용 우려로 백신을 안맞았는데 백신패스까지 강요하는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생각한다"며 "마트에 못오면 일상생활도 불가능한데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한 부분인거 같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 확산세를 막기 위해선 개인의 불편을 어느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동구에 거주하는 이모(50대) 씨는 "부산도 곳곳에서 확진자 계속해서 나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불편해도 방역패스를 적용하는게 맞는거 같다"며 "코로나 확산세를 잡기 위해선 불가피한 조치인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방역패스를 강화해왔던 정부의 방침은 이번주 법원의 판단에 따라서 큰 폭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4일 학원, 독서실, 스터디 카페를 비롯한 교육시설의 방역패스 집행정지를 결정한 법원이 이번주 나머지 시설에 대해서도 판단을 내릴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적용 범위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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