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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영 수필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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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영 수필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펴내

공직퇴임 후 문학공부 본격시작 ‘시집’ 이어 수필집 펴내

순천시청 공무원을 지내다 명예퇴임 후 자신이 그토록 하고 싶어 하던 문학공부에 본격적으로 빠져든 박광영 시인이 새해 들어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라는 제목의 수필집을 펴냈다. 지난 2019년 ‘그리운 만큼의 거리’라는 시집을 발간한 바 있는 박 시인은 2014년 계간 <시와정신>을 통해 등단했다.

시들이 좋기도 하지만 “시적 언어와 단어 하나를 퍼 올리기 위해 참으로 치열하게 시 작업을 한다”고 했던 박 시인은 이번 수필집을 펴내면서 “아웃사이더나 이방인이란 단어가 주는 쓸쓸하면서도 낭만적인 느낌을 좋아했다”면서 “포도를 따먹지 못한 여우처럼 자신을 합리화시키는 잔재주가 있다”고 알쏭달쏭한 발간 의미를 전했다.

▲박광영 수필집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책 표지 ⓒ프레시안 양준석 기자

그러면서 박 시인은 “화려한 꽃보다는 야생화처럼 잔잔한 글을 낳고 싶다”면서 자신이 “쓴 글이 사람들의 가슴에 작은 물결을 일게 하고 입가를 살짝 밀어 올리는 미소를 선물하고 싶은데 산문은 쓸수록 글쓰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며 탄식한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이처럼 어렵게 산고 끝에 내 놓은 박 시인의 글쓰기는 가슴아래 깊숙이 묵은 감정들과 다듬었던 생각들을 녹여내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박 시인은 ‘시와의 동거’라는 수필에서 “시가 언제 마음속으로 쑥 들어왔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저 구름 속에서부터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왔는지 아니면 자작나무 오솔길을 돌아서 고즈넉이 걸어왔는지 모른다”고 회상했다.

“시와 얼굴을 맞대면서 그를 알기 위해 잔머리도 굴리고 아는 만큼 보이고 사랑하게 된다고 했던가. 설레는 밀당을 일 년여 하면서 그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기 시작했다”면서 “사람의 연애감정을 그렇게도 잘 표현한 류시화 시인에 감탄했다”는 박광영 시인.

이제 박 시인은 자신이 체험하고 겪은 일상을 잔잔하게 글로 옮기면서 한때 한국문단을 주름잡았던 ‘류시화’시인이나 ‘이해인 수녀’와 ‘용혜원 목사’의 시와 ‘이정하’ 시인의 시들에 필이 꽂히며 시는 그래야 하는 줄 알았던 시기를 지나고 있다.

그처럼 사람의 마음을 다독여주며 감미료를 듬뿍 쳐주는 시가 좋은 줄 알았던 시기를 지나면서 “시는 내색하지 않지만 앙칼진 목소리를 늘 품고 있으며 무작정 낡은 애마를 타고 혼자서 바닷가의 풍차를 향해 돌진하기도 하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야 하는 줄도 깨달아간다.

왜 시와 살아야 하는지. 그 의미에 대해 마냥 묻기도 하면서 그럼에도 답을 말해주지 않는 시의 고혹한 입술을 지켜볼 수밖에 시인의 신세를 한탄할 수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시와 동거를 해야 하는 일상으로 8할을 살고, 불편한 마음으로 1.9할을 살고, 어쩌다 횡재하듯 시가 옆얼굴을 살짝 비추어 주는 재미덕분에 살아가는 박광영 시인.

‘제대로 가고 있는 거야’ 수필집에 이 같은 박광영 시인의 여러 갈래 마음들이 오롯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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