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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나라의 국운뒷전 정치권 ‘달파멸콩’ 놀이 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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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나라의 국운뒷전 정치권 ‘달파멸콩’ 놀이 한심

신세계 이마트 정용진 부회장이 촉발한 박물관에나 있어야 할 구시대 유물과 다름없는 ‘멸공’이라는 단어가 정치권에 ‘달파멸콩’ 놀이로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대형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구입하는 사진이 보도되면서다.

이어 너도나도 앞 다투어 ‘달파멸콩’ 놀이에 뛰어들면서 정치권 전반으로 논란이 확산되었다. 재계 몇 위 안의 인사가 시작한 ‘멸공’ 놀이가 ‘관종’형태로 변질되면서 불과 60일도 채 남지 않은 대선국면에서 나라의 국운을 논하는 건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이 만약에 중국 이마트를 철수하지 않고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시진핑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멸공’ 놀이를 할 수 있었을까? 문제는 이런 아무 의미 없는 ‘관종’ 놀이에 제1야당의 대선후보가 가세를 하는 자체가 가히 황당할 따름이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올해가 시작된 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거나 지고 있는 수치가 나오면서 ‘후보 교체론’이 심심치 않게 거론되는 윤 후보로선 이렇게라도 여론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면에서 구미가 당겼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과연 60일도 남지 않은 이 대선기간에 5년 후 나라의 국운을 어떻게 책임지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설명해도 부족할 시간에 ‘멸치대가리’나 운운하고 ‘달걀과 콩’을 들먹이는 것이 과연 괜찮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누가 고민을 더 많이 해야 하고 누가 미래의 담론을 제시해야 하는지 황망할 수준이라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의미 없는 관종 놀이에 낭비할 시간 있다면 국가 비전을 위한 공부와 생각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특히나 이번 기회에 그동안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이 ‘나도 있어’, ‘내 존재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형태로 가세하는 것도 한심하다. 덩달아 이틀 동안이나 연속 하는 윤석열 후보의 모습엔 정신 차리시라고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2030 젊은 세대의 트랜드를 따라잡기 위한 방법의 한 형태라 해도 재계인사의 태도와 대선후보의 태도는 분명 달라야 한다. 더구나 윤 후보는 설명하는 과정에서 ‘강아지 간식’ 운운했지만 딱 봐도 윤 후보가 구입한 건 강아지 간식이라고 보기엔 거리가 있다.

대선이라는 게 국가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고 모든 이슈를 다 망라하는데 정용진 부회장은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북한을 움직이는 막후가 중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머지않아 분명히 문제로 불거질 소지가 높다.

중국이 세계를 움직이는 강대국이라는 점과 전 세계 이슈 가운데 하나인 ‘미중관계’ 문제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재계인사의 놀이에 정치권이 가세하여 잠시 국민들의 관심을 끌어본다 한들 그게 과연 국익에 어떤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특히 ‘미중관계’ 근저에 깔려 있는 한반도 문제는 북한문제다. 때문에 대선국면 어느 순간에 이 지점을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도래한다. 그 때 뭐라 말할 것인가? 윤석열 후보는 뭐라 말할 것이며 지금 잠시 부화뇌동하여 ‘관종놀이’를 즐긴 인사들은 또한 뭐라 할 것인가?

지금 시기는 나라의 5년 운명을 결정짓는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대선 시기이다. 그리고 윤석열 후보는 제1야당 대선 후보다. 그걸 잊지 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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