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신지예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의 사퇴에 대해 "애초에 없어도 될 논란을 만든 제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윤 후보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젠더문제는 세대에 따라 시각이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기성세대에 치우친 판단으로 청년세대에 큰 실망을 준 것을 자인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공개 활동을 잠정 중단한 윤 후보가 '신지예 논란'에 대한 사과 메시지를 앞세워 '안티 페미니즘'으로 젊은 남성층 표심을 잡으려는 이준석 대표에게 사실상 항복 선언을 한 셈이다.
윤 후보는 "출마선언을 하며 청년들에게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돌이켜본다"고 했다.
이어 "솔직하게 인정한다. 제가 2030의 마음을 세심히 읽지 못했다"면서 "처음 국민께서 기대했던 윤석열다운 모습으로 공정과 상식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했다.
윤 후보의 이날 발언은 지난달 20일 신 전 부위원장 영입 당시에 밝힌 입장에 비해 확연히 달라졌다. 윤 후보는 당시 "생각 다른 사람들이 같은 정당 안에 있으면서 그 안에서 토론하고 결론 도출돼야 민주주의 실현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했었다.
이 같은 윤 후보의 입장 변화 배경은 2030대 남성층을 중심으로 두드러진 이탈 현상의 도화선으로 신 전 부위원장 영입이 작용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대통령은 사회갈등을 증폭하는 게 아니라 조정하고 치유해야 한다"며 "그것이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대선후보로 나선 큰 이유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신지예 부위원장은 수석부위원장직 사퇴는 물론, 더이상 새시대위원회에서 활동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음을 알려드린다"며 신 전 부위원장에 대한 완전한 결별에 쐐기를 박았다.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은 별도의 입장문에서 "그(신지예 전 부위원장)에게 덧씌워진 오해를 넘어서지 못한 현실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젠더 논쟁이 불러온 유감스러운 결과"라며 "안타깝고 애석한 일"이라면서도 윤 후보와 선대위의 입장을 반박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일부 남성들의 '안티 페미니즘' 공세를 버티지 못한 윤 후보와 국민의힘의 태세 전환이 지지율 회복에 보탬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여성 표심과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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