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 사업'으로 분류하는 규정 초안을 제시하자 일부 회원국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dpa>통신은 2일(현지시각) 스베냐 슐츠 독일 환경·자연보호·원자력안전 장관은 "원자력 발전을 지속가능한 것으로 분류하는 EU 기준은 잘못됐고 국제적 표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통신에 "원자력 발전은 기후 변화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기에는 너무 위험하고 비싸고 너무 느리다" 라고 덧붙였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경제·기후행동 장관은 초안을 "그린워싱(실제로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환경 친화적인 것처럼 홍보하는 위장환경주의)"이라고 비난했다.
레오노레 게베슬러 오스트리아 환경부 장관은 2일 트위터에 "EU의 계획이 그대로 실행될 경우 소송을 제기할 것이다. 원자력 발전은 위험하고 기후변화에 대항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달 31일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최신 기술 표준을 사용하고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분할 계획 등 환경과 자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했을 경우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녹색 투자로 분류하는 초안을 회원국들에 보냈다. <도이치벨레>를 보면 집행위는 초안에서 이 계획이 "석탄과 같은 더 유해한 자원의 단계적 철폐를 가속화하고 우리를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초안에 이달 12일까지 답신을 보내야 하며 과반수가 지지할 경우 이 규정은 2023년부터 실행된다.
유럽연합 국가들은 지난 1년 간 원자력 발전의 친환경 분류를 두고 대립해 왔다. 국가별로 원자력 발전 의존도가 다른 탓이다. 원자력 발전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프랑스나 폴란드 같은 나라는 재생 에너지로 전환할 향후 수십 년 간 원자력 발전이 저탄소 기술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원자력 발전을 친환경으로 분류할 것을 주장해 왔다.
반면 독일,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은 원전 사고와 폐기물 등을 강하게 우려하며 원자력 발전에 친환경 딱지를 붙일 것이 아니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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