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동산 정책 유연성 필요", 민주 '워킹그룹' 가동

청와대와 정부의 반대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열린 당 의원총회장을 찾아 양도세 중과 유예 추진 방침을 거듭 밝히며 내부 반발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이 후보의 방침에 대해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의총 후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에 따르면, 이 후보는 "국민 삶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일이기 때문에 그동안 가졌던 일관된 가치가 근본적으로 훼손되지 않는다면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포함해 공시가격 제도 변경, 재산세 재조정 등 정부의 여러 정책에 대한 핀셋 조정에 대해 국민 아픔에 공감하면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검토와 선택이 필요하다"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위해 존경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안을 우선적으로 국민 입장에서 판단해달라"고 밝혔다.

또 "국가 미래와 국민 삶에 대한 책임 측면에서 작은 차이를 넘어 큰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을 해달라"며 "야당의 분열을 보며 우리당 의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갖는다. 사소한 불만이 있고, 차이가 있더라도 함께 힘을 모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모두 발언이 끝난 뒤 이어진 자유 발언에서는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다. 신 대변인은 "이견도 있었고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만큼 의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자유 발언에 나선 설훈 의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는) 득보가 실이 훨씬 많다. 산토끼를 잡으려다가 집토끼를 놓친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 정책 문제는 당 정책위와 충분히 논의를 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원 최고위원도 양도세 중과 유예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당정 갈등에 내부 반발까지 이어지자 워킹그룹을 만들어 부동산 세제 관련 논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부동산 세제와 관련한 워킹그룹을 다양한 당내 의견을 가진 분들로 구성해 그 논의를 우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길 대표가 전날 "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성과 통찰을 통해 변화하려 한다"며 이 후보를 지원사격하는 입장을 밝힌만큼, 당내 이견이 워킹그룹을 통해 봉합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