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320만 명의 소상공인에게 100만 원씩의 방역지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손실보상 대상을 확대하고, 손실보상금 하한액도 끌어올리기로 했다.
18일부터 시행되는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17일 관련 지원대책을 마련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정부는 총 3조 2000억 원을 투입해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인해 매출이 감소한 소상공인 320만 명에게 대상자별로 100만 원의 방역지원금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장별 매출 규모, 방역조치 수준과 무관하게 매출 감소만 확인되면 현금이 지원된다. 이미 금지제한업종에 포함돼 손실보상을 지급받은 대상 90여 만 곳과 여행업, 공연업 등 기존에는 손실보상 대상이 포함되지 않았던 230만 곳이 지원 대상이 됐다.
해당 방역지원금은 내년 초부터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직 구체적인 내용과 지급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주 중 구체적인 방안을 전하기로 했다.
방역패스가 적용되는 식당, 카페, PC방,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사업장 115만 곳에는 방역패스 확대 적용에 따른 방역물품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가 최대 10만 원 상당의 현물지원을 하기로 했다. 소상공인이 전자출입명부단말기, 체온측정기, 칸막이 등의 물품을 구입했음이 확인되면 해당 금액 상당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1000억 여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소상공인 손실 보상 규모도 확대키로 했다. 기존 손실보상 대상이었던 집합금지 또는 영업시간 제한 대상이었던 80여 만곳에 더해 기존에는 대상이 아니었던 이·미용업, 키즈카페 등 인원시설이용 제한업종 12만 곳도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손실보상 분기별 하한 지급액은 종전 1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상향된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 예산에 계상된 2조 2000억 원에 1조 원을 추가 확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8000억 원 규모의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일부 개정 및 보완하기로 했다.
손실보상 대상이 아니었던 업종에 최저 1% 이자율로 최대 2000만 원의 영업자금을 융자하는 방안에 더해 33조5000억 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 발행 방안이 포함됐다. 상품권 발행 시기는 내년이다.
정부가 보다 구체적인 수준의 소상공인 지원 방안을 밝혔으나, 해당 소식을 들은 소상공인들은 정부 방안 만으로는 연말 대목을 놓친데 따른 손실을 보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표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정부가 현 방역 강화 조치 시한으로 밝힌) 내년 1월 2일이 지나도 현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이를 고려하면 이번에 발표한 손실보상 규모는 턱없이 작다"며 "당장 일인사업장만 하더라도 정부 지원금으로 월 임대료를 내지도 못하는 수준이다. 손실 보상 규모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부채를 늘리는 금융지원 정책도 문제가 있다고 이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그는 "장기화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영업자들의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며 "정부가 취해야 할 건 기존 빚에 빚을 더하는 방식이 아니라 과감한 부채탕감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방역패스 확대도 현실성이 부족한 대책이라고 이 사무총장은 강조했다.
그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소아·청소년이 자주 찾는 키즈카페, 코인노래방과 같은 사업장에는 현실적인 피해가 온다. 일행 중 한 명만 백신을 맞지 않은 이가 있더라도 일행 전부가 발길을 돌리는 일이 발생하므로 정부 생각 이상으로 현실적인 피해가 있다"며 "특히 사업주가 고령자일 경우, 방역패스로 사업장을 관리하는 일 자체가 힘들다"고 말했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도 "아직 정부가 현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현실적으로 사업장에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너무 어려운 방역패스를 확대 적용하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상당수를 차지하는 일인사업장에서는 방역패스를 제대로 관리할 능력 자체가 되지 않는다"며 "소비자가 방역패스를 지키는지를 검사하려면 사람을 추가로 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따를 수 없는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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