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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이래경의 격동세계] 바이든이 주도한 민주주의 정상회의·①

현실정치학의 대가로 평가를 받는 하버드 대학의 국제관계학 분야의 석좌교수인 스티븐 월트(Stephen M. Walt)가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에 정기적으로 쓰고 있는 칼럼 중 12월 8일 자 '바이든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Biden’s Democracy Summit Could Backfire)' 전문 번역입니다. 

스티브 월트는 상기의 정상회의 개최를 매우 염려하는 입장에서 차라리 냉소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2022년 연방의회 중간선거에서 다수석을 잃고 2024년의 대선에 트럼프 혹은 그의 아류에게 정권을 빼앗기면, 바이든은 역사의 조롱거리가 될 것임을 암시합니다. 그는 바이든에게 실효성없는 패권적 국제 문제의 개입보다는 국내의 정치와 개혁에 집중할 것을 조언하고 있습니다.

번역자는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입니다. 편집자. 

▲ 하버드 대학 국제관계학 분야의 석좌교수인 스티븐 월트(Stephen M. Walt)의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12월 8일 자 칼럼 '바이든의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Biden’s Democracy Summit Could Backfire)' 갈무리.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끄집어낸다면, 예로서 여기에 하나 있습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주선한 민주주의 정상회담이 대면이 아닌 가상의 온라인으로만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그게 왜 좋은 일이냐고요? 자질이 부족한 대통령과 참모들이 기껏해야 부차적인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유주의 이상을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의 기존(?) 민주주의 국가를 소집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실로 민주주의가 곳곳에서 잘못되어 가고 있고, 소셜-미디어 감시자본주의 독재적 개입 등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시대에 상기 회담을 시급한 과제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조 만친(Joe Manchin), (바이든의 예산안 승인을 거부하는) 상원의원을 설득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선거공약을 이행하기를 원한다고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당장 이런 아이디어를 추진하는 것이 가져다주는 장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합니다. 우선, 모임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견고함에 측정이 가능한 성과를 가져올 새로운 약속이나 프로그램과 같은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까? 아니면 결국 일부 경건한 선언을 발표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을 거의 생성하지 않는 말잔치의 축제가 될 것입니까? 바이든 자신이 언급한 것처럼. 민주주의의 세일즈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독재체제를 능가하는 훌륭한 민주적인 사회를 보여주는 것이라 점에서 이는 매우 중요한 질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가 주장하는 자유와 시민의 미덕을 보존하면서 인민들에게 보다 번영되고 안전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행히도 미국은 현재 이러한 노력을 주도하고 제시할 최적의 위치에 서 있지 않습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에 미국을 ' 결함이 있는 민주주의 '범주로 강등했으며, 이후에 이런 상태를 뒤집을 만한 일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반대로 미국의 양대 정당 중 하나(공화당)는 2020년 대선이 합법적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민주적 규범을 침식하고 있으며, 미래의 선거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엄청난 일들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미국 연방의회를 폭력적인 점거한 사실에 면죄부를 주면서 약간의 질투에 불타는 애국자의 장난 정도로 호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주도하려는 국가의 모습으로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또한 참가국자와 대상의 목록은 임의적이고 일관성이 없습니다 .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이 자유주의 원칙에 대한 꾸준한 공격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헝가리가 초청되지 않은 이유를 알겠는데, 프리덤하우스의 민주주의 점수가 헝가리보다 낮은 콩고민주공화국을 포함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실제로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는 콩고를 "자유국가가 아님(not free)"이라고 표시할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이나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필리핀 대통령과 같은 지도자들이 포함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해야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민주적으로 선출되었지 모르겠으나 주요 민주주의 규범을 공개적으로 묵살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이런 기획은 미국 외교정책에서 항상 되풀이되는 두 가지 실수를 보여줍니다. 즉, 명확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를 고수하지 못하는 것과 고상한 높은 목표를 선언한 후 이를 달성하지 못하는 경향입니다. 강대국은 물론 한 번에 둘 이상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지만, 이들 사이의 상충관계를 인식하고 어떤 목표가 먼저인지 알아야 합니다. 또한 시간 노력 및 자원을 소모해야 하는 예기치 않은 전개가 항상 벌어지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외교정책 관심사는 무엇일까요? 오늘날 가장 큰 위험이 일반적인 "독재정치"와 그것이 세계 민주주의 국가에 가하는 위협이라고 생각한다면, 세계 민주주의 국가를 모아 격려의 말을 하고 일부 미래지향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것이 미국 외교정책의 주역이라면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권위주의적인 통치자를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신 독재적인 방향으로 향하거나 터키와 헝가리와 같이 정치적 권리를 체계적으로 거부하는 국가와는 명백하게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정상회담의 게스트 목록은 훨씬 줄어들겠지만 적어도 이념적으로는 일관성이 있을 것입니다.

대조적으로 오늘의 중심 현안이 점차 부상하는 강압적인 중국이 문제라면, 워싱턴은 친구가 누구인지 선택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까다로울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지정학적 관점에서 앙골라를 환영하고 싱가포르를 무시하는 것은 근시안적인 것 같습니다. 만약 강대국의 정치가 주요 관심사라면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선호를 표명하게 되면 특정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에, 중국이 엉클-샘(미국)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정치체제를 재편하지 않을 국가를 도울 기회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냉전 기간 미국이 동료 민주주의 국가들과 협력하는 것이 다소 쉬웠을지 모르지만 반(反)소비에트 독재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종종 현명한 지정학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미국이 가진 가장 귀중한 동맹은 아마도 스탈린주의 러시아였을 것입니다. 나치 독일을 물리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스탈린은 대량 학살자였습니다.

제 요점은 중국이 오늘날 인류가 직면한 최대의 중심과제라면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것이 그것을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큰 현안이 실제로 기후변화나 전염병과 같은 큰 글로벌 문제라면 어떨까요? 그렇다면 미국 외교정책의 주요 임무는 세계를 미국과 같은 정치체제를 가진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좋은" 국가와 "나쁜" 국가로 나누는 대신, 모든 종류의 국가와 협력을 촉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이든 행정부에게도 역시 최우선 과제라면, 크고 중요한 많은 국가를 의식적으로 배제하는 정상회담은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이 큽니다.

제가 너무 비관적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가상의 정상회의 모임은 행정부가 앞으로 몇 년 동안 보다 효과적인 민주주의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될 필수적인 첫 단계일 것입니다. (여기서 삼은 모델은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핵안보정상회의일 수 있으며, 이는 가시적이고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습니다.) 아마도 온라인상의 격려 연설은 모든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럴 수 있다면 미래의 역사가들은 이번 만남을 지난 15년간의 반민주적 조류가 마침내 역전된 순간으로 긍정적으로 회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유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계속해서 자유주의 사회의 종말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이것이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여전히 남는 위험이 있습니다. 정상회담과 후속 작업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라는 주제 자체가 더 이상 목적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을 강화할 것입니다. 나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지난 20년 동안 되풀이되는 실패와 많은 민주주의 질서 내에서 만연한 부패와 책임의 부족을 고려할 때 왜 일부 사람들이 그렇게 판단하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정치의 반복적인 비판은 말은 길고 행동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정치 엘리트는 전체 국민들을 부양하는 것보다 자신의 보금자리를 채우고 친구를 보호하는 데 더욱 능숙합니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이 불필요하게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는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미국의 고질병, 그것도 아주 심각한 상황을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유권자에게 실질적인 결과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또한 미국식 민주주의가 다른 국가들의 시민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고 그들도 비슷한 것을 원하도록 격려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좀 더 깊이 언급하자면, 다음 선거에서 투표를 할 미국인들 대부분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부패가 줄어들고 있는지 여부보다, 일자리와 코로나19 그리고 경제 안보 교육, 낙태나 이민과 같은 뜨거운 주제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이번 회담으로 설령 파키스탄 또는 말레이시아에서 인권이 다소 개선된다 해도,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 내에서 성과를 낼 수 없고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시민들을 보다 잘 살게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면, 그는 재선에 실패할 것이고, 트럼프 혹은 그의 아류 중 하나가 차기에 당선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민주화를 위한 노력은 무산될 것이고, 우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의도가 선의에서 출발했더라도 잘못된 시간 낭비이었음을 되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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