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에서 전화 오면 후진하다가 돌부린지, 나무 같은 거에 부딪혔다고 해주세요. 보험사에서 사고로 안 봐서 처리 안 해주려고 한대요.” 수목원 직원이 청원경찰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일부다.
경북 봉화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최근 산림청 산하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과 백두대간수목원 직원과의 갈등으로 고소·고발 사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번에는 백두대간수목원에서 단순정비 불량 사고를 보험사고로 처리하려는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정비 불량 사고를 보험처리 하려는 움직임도 모자라 수리비용의 20%를 운전자에게 부담시키려고 했다가 반발하자 직원의 실수였다고 해명하는 등 어처구니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백두대간수목원에서 근무하는 한 청원경찰이 국민신문고와 자체게시판에 억울하다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게시판 내용을 보면 지난 11월 22일 오후 6시 35분경 이 수목원 호랑이 숲 앞에서 순찰하고 다음 장소로 가기 위해 이동하던 중 “뚝” 소리와 함께 차량이 주저앉았고 만약 이 소리를 무시하고 운행했더라면 내리막길에서 큰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날 회사에서 전화를 걸어와 사고를 내고 경위서도 작성 안 하고 갔고 사고에 대해 보험처리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자부담금 20%를 내야 한다며 마치 뺑소니 범죄자 취급을 했다고 이 청원경찰은 주장했다.
특히 이 청원경찰은 백두대간수목원은 넓음만큼 야간에 위험한 구간이 많아서 2인 1조로 순찰되어야 한다고 수없이 건의해봤지만 무시당했다며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청원경찰은 수목원에 고용된 경찰로서 수목원 내에서는 경찰관과 똑같은 권한과 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청원경찰을 얼마나 무시했으면 정비 불량을 사고로 위장하고 보험금을 더 얻어내기 위해 보험사기에 협조시키고 사고 난 근로자에게까지 20%의 자부담을 부과하려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된 회사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청원경찰 지원시 미래를 보고 지원했지만 지금 근무조건(한 달 주간, 한 달 4조 2교대)으로는 쉬는 날 알바를 뛸 수밖에 없는 지경이라며 교대근무 했을 때와 안 했을 때 급여차이가 약 30%가 나면서 생활고에도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또 공무직에게 제공되는 명절휴가비와 급식비 또한 청원경찰은 별개의 법이 적용된다고 지급하지 않는 등 복지차별을 두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수목원 한 직원은 “업무수행 중 사고가 났다 해도 직원 안전부터 챙기는 게 정상 아니냐”며 “자기부담금 20% 달라는 건 돈 뜯기는 기분이 아닐까 싶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개인회사도 아니고 공공기관에서 단순정비 불량으로 발생한 일을 보험처리 하기 위해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은 보험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런 불합리한 일을 겪지 않기 위해선 노조 설립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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