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가 '청소년 백신 접종', '방역 패스'와 관련한 논란에 대해 "정부가 욕 좀 덜 먹자고, 우리 청소년들의 목숨을 담보로 잡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11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 정부의 '방역 실패' 논란, '단계적 일상회복' 논란, 청소년 백신 접종 및 백신 패스 논란 등과 관련해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간 진행되 온 방역 상황을 설명하고, 정부의 '일상회복 결정'을 비롯한 코로나19 방역 문제에 대해 문답 형식을 빌려 정부의 방침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먼저 '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갔는데, 그 이전보다 더 이렇게 힘이 들고 불안하냐'는 물음에 김 총리는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나아가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 방역을 '코로나19와 전쟁'으로 비유하며 "우리는 충분한 숫자의 국민들에게 (백신과 치료제라는) 방패가 주어지는 적절한 시기에, 코로나의 포위를 뚫고 일상회복으로 나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미 올해 초부터 국민들께 약속한 시나리오"라며 "(코로나로) 포위된 진지 안에서 꼼짝 못하고 있으면 먹을 것이 당연히 떨어지는 것이다. 그 고통을 견딘 분들이 바로 우리 소상공인 자영업자 분들이다. 그러나 한없이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김 총리는 이어 "감염된 분들에 대한 치료법도, 작년에 코로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노하우가 쌓였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이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2차 접종률을 통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방패를 들었기 때문에, 계속 숨어있기 보다는 나아갈 때가 된 것이라고 봤다"이라며 "이런 결론을 통해서 우리는 방어벽 밖으로 나왔다. 분명히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올 것이라고는 알고 있었고, 대신 백신으로 치명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계산을 하고 일상회복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예측과 다르게 확진자 중에서 위중증이 많이 나와서 큰일 아닌가'라는 이어진 물음에 김 총리는 "솔직히 그렇다"고 인정하며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는 도중에, 분명히 방패를 들고 있는 분들 중에서 비교적 높은 확진률, 치명률을 보이기 시작했다. 들고 있던 방패에 금이 가 있었다고 할까. 가장 먼저 코로나 접종을 하셨던 60대 이상 고령자들의 면역력이 우리가 생각했던 6개월보다 빨리 떨어진 것"이라며 "해외 사례와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을 때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했던, 돌발 상황이 어쨌든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먼저 우리가 결정해야 할 것은, 한달 간 해온 전진을 포기하고 다시 뒤로 돌아서 방어벽 안으로 후퇴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대안들을 찾아나가면서 앞으로 계속 갈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며 "내린 결론은, 대응 전술을 바꾸되 앞으로 계속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관련해 김 총리는 "(먼저) 낡은 방패를 빨리 새로운 방패로 바꿔주는 것"이라며 '백신 추가접종'을 추진한 것이라고 했고, 두번째로 "약 400만 명이 넘는 미접종자 분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방역 패스'를 추진한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세번째로 "청소년들에게도 방패를 들게 하는 것"이라며 "백신접종의 효과는 청소년 내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비교대조군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접종이 거의 완료된 고3 수험생과 2학년에서는 확진율과 치명율이 매우 낮다. 반면 그 이하에서는 확진율이 무섭게 치고 올라옵니다. 청소년 접종이 필요한 이유는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청소년 접종과 방역패스에 대해서 논란이 있다. 정부가 욕을 먹을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모르겠습니까. 고심과 고심을 거듭했다. 솔직히 욕 안 먹고, 안 하면 속 편한 일이라는 것을 관계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을 보여주는 데이터 앞에서는 도저히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정부가 욕 좀 덜 먹자고, 우리 청소년들의 목숨을 담보로 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과학적으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청소년도 백신을 맞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병상 확보율에 대해 "우리 의료체계는 압도적으로 민간의료 체계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시장수요에 의해 병상수가 최적화 되어 있다. 갑자기 수천병상이 어디서 나오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밀물 썰물은 일정한 시간에 따라 움직이면 좋겠지만, 코로나는 그렇지 않다"며 "그래서 매일, 매시간 유동적인 코로나 환자 수에 맞춰서 뒤쪽 공간의 여유 병상을 적절하게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 정부는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리는 "기존의 시나리오는 분명히 있지만, 그때그때 상황을 봐서 변화된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처럼,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빈틈을 교묘하게 공략해 오기 때문"이라며 "하나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 수십 가지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어쨌든 그런 부분을 국민들에게 다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잘못이라고 질타하신다면, 달게 받겠다. 그러나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김 총리는 "욕을 먹으면 먹더라도, 거짓말하지 않고, 매 순간, 방역과 경제의 균형을 잡고, 최선을 다해서 이 전선을 돌파해 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며 "비판을 달게 받겠다. 그러나 국민만 앞세우지 않겠다. 모든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함께 가십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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