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규 전 오사카총영사는 2018년 4월 부임 당시 두 가지 이유로 화제의 인물이 됐다. '신문기자 출신 외교관'이라는 독특한 경력이 하나다. 저널리스트가 공관장으로 바로 전직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 때문에 그가 취임할 당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른 하나의 이유는 총영사 부임 전 그의 이력이다. 그는 2017년 7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한일 군대위안부 피해자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 위원장을 맡으며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 문제점을 검토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에서 보기에 한국 정부가 '반일 총영사'를 보낸다는 시각이 확산할 만했다.
오 전 총영사는 그러나 2021년 6월 오사카총영사 자리에서 물러날 때까지 한일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서도 성공적으로 총영사 임무를 수행했다. 오 전 총영사의 재임 시절 특이했던 업무 중 하나는 부임 초부터 총영사 활동 중 공개 가능한 부분을 직접 페이스북에 '오사카 통신'이라는 이름으로 투고했다는 점이다. 기자 경력을 살려 총영사가 직접 일본 시민, 재일동포, 한국 시민과 총영사 활동을 공유하고 두 나라 연대의 가교를 쌓았다.
<오사카 총영사의 1000일>(오태규 지음, 논형)은 오 전 총영사가 작성한 '오사카 일기'를 다듬은 책이다. 당초 이 책은 일본에서 2020년 10월 말 <총영사 일기>라는 이름의 일본어 서적으로 먼저 출판됐다.
그런데 저자의 임기는 책이 나온 뒤로도 거의 7개월 가까이 더 이어졌다. 이에 한글판은 일본어판 출판 이후 귀국 때까지 저자가 쓴 글을 추가했다. 실질적인 '총영사 일기'의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다.
거의 매일의 총영사 활동이 일기 형태로 기록돼 있다. 당시 날씨가 어땠는지, 총영사가 방문한 지역은 어디이며 누구를 만났는지, 어떤 활동이 있었는지가 단정하고 여유 있는 글로 기록돼 있다. 실제 오사카 총영사가 지난 1000일간 어떤 업무를 수행했는가를 직접 손으로 작성한 총영사 업무 보고서라 할 법하며, 총영사의 눈으로 바라본 일본 현지 기행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딱딱한 외교관의 글이 아닌, 한국인이 특히 자주 찾는 일본 간사이 지역(오사카, 교토, 나라 등이 포함된 지역)의 생생한 모습이 책으로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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