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노회찬의 기록이야기 제목은 <기록으로 찾아가는, 노회찬의 '나라 밖 인물' 산책: 칼 마르크스에서 브라질의 룰라까지>이다. 칼 마르크스부터 브라질의 룰라에 이르기까지 '나라 밖 인물' 20여 명과의 직·간접적인 만남과 인연을 주제로 노회찬의 여정과 활동을 재구성한 것이다.
<노회찬의 나라 밖 인물 산책>은 11월 1일부터 매주 월·수·금 3번 씩 연재된다. '평등하고 공정한나라 노회찬재단'(노회찬재단)과 <프레시안>이 함께한다. 편집자.
<노회찬의 나라 밖 인물 산책> (☞시리즈 모아보기)
part 1 혁명 그리고 정치
part 2 유럽 사민당 리더와의 조우
part 3 스칸디나비아(북유럽) 복지모델을 만나다
㉙ 들어가는 글 북유럽식 사민주의, 인구 5000만 한국에도 가능하다면 (☞바로가기)
㉚ 올로프 팔메 上 "젊은 정치를 보고싶다…왜 한국정치를 '19금'에 묶어놓나"(☞바로가기)
㉛ 올로프 팔메 下 "넌 특별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스웨덴, "정치는 일상이다"(☞바로가기)
㉜ 타게 에를란데르 上 "그렇다면 진보정당이 집권하면 어떤 세상이 될까요?"(☞바로가기)
㉝ 타게 에를란데르 下 스웨덴의 노사정 대화는 오페라와 샴페인 얘기부터 시작했다. (☞바로가기)
㉞ 에이나르 게르하르센 上 세계 최고 2394시간 일하면서도 월 46만 원씩 잃던 한국(☞바로가기)
㉟ 에이나르 게르하르센 下 한국사회를 혐오의 도가니로 만드는 이것(☞바로가기)
㊱ 꼬이비스토·할로넨 上 핀란드가 사랑한 대통령 마우노 꼬이비스토(☞바로가기)
㊲ 꼬이비스토·할로넨 下 청년에게 '표' 이상의 가치를 두는 정치가 있었다(☞바로가기)
"진보정치가 여전히 '변방'에서 적은 힘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변방'에서 적은 힘으로 유지되고 있는 진보정치"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이 대화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4년 3월 3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공동대표가 진행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말이다.
2018년 4월 13일 방송된 KBS 1TV <KBS 스페셜: 노회찬과 상계동 사람들>(연출 임기순, 글 주은경)은 18대 총선에서 '서울의 변방' 노원구 상계동에 출마해 석패한 노회찬을 다루며 이렇게 말했다.
2014년 7월 29일, 7.30 동작을 재보궐선거에서 노회찬 정의당 후보와 맞붙은 나경원 새누리당 동작을 후보는 YTN 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강남의 변방, 강남 4구'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서울의 변방' 노원병(상계동)과 나경원의 '강남의 변방' 동작을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뉴타운 개발의 상계동, 동작구 을지역(사당1,2,3,4,5동, 상도1동, 흑석동)의 강남 4구로의 진입 등은 어떤 의미를 지닌 것일까? 그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신영복이 언급하는 '변방의 창조성'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었을 것이다. 노회찬이 '마음의 스승'으로 품은 신영복 선생은 자신의 사유의 정점을 찍을 화두로 '변방'을 꺼내들었다. "변방은 창조의 공간입니다." 신영복은 창조를 강조하며 '변방'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경향신문>에 연재한 '변방을 찾아서'의 글들을 모아 엮은, 신영복의 신간 <변방을 찾아서>(돌베개, 2012)는 '변방'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2015년 5월 21일 이정미 정의당 부대표가 진행하는 <노유진의 정치카페 테라스>라는 팟캐스트에 노회찬은 신영복 선생과 함께 그의 인생과 새 책 <담론-신영복의 마지막 강의>(돌베개, 2015)에 대해 2시간여에 걸쳐 잔잔한 이야기를 나눈다. "노 의원의 부탁이 아니었으면 안 나왔을 텐데...나왔다."
사실 신영복이 나오기 쉽지 않은 자리였다. 당시 신영복은 암 투병 중이었는데 몸이 좀 회복되기도 했고 또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귀중한 시간을 낸 것이었다. 이 자리에서 신영복은 변방의 창조성과 역동성과 함께, '나무와 물'의 철학과 철학적 상상력, 감옥생활 20년의 교훈이자 고별수업 주제였던 석과불식(碩果不食)의 '엽락(葉落)-체로(體露)-분본(糞本)', <담론> 읽기의 의미 등에 대해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노유진의 정치카페 테라스>에서 말한 것처럼, <담론>에서 신영복의 '변방'은 단순히 공간적 개념이 아니었다. 오리엔트의 변방이었던 그리스와 로마, 그리스와 로마의 변방이었던 합스부르크와 비잔틴, 근대사를 열었던 네덜란드와 영국 그리고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문명은 끊임없이 그 중심지가 변방으로 이동해온 역사였다.
신영복은 우리가 갇혀 있는 틀을 깰 수 있게 해주는 변방의식을 새 영토를 찾아가는 '탈주'(脫走)에 비유한다. 이를 통한 그의 결론은,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마지막 장에 나오는 "창조야말로 저항, 저항이야말로 창조"를 인용한 "변방은 저항과 창조의 공간"이다. (이은경,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젊은이여, 스스로 '변방'에 서라"」, <여성신문>, 2016.1.16.)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20년 20일을 복역한 뒤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한 신영복의 말에, 2년 6월형을 선고받고 2년 4개월 뒤 만기 출소한 노회찬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아마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을까 싶다.
신영복의 '변방성'(창조성과 역동성)을 전제로 하면서, <part 4>에서는 공간적 개념 속의 변방으로 남아공·폴란드·칠레·브라질을 노회찬과 함께 찾아가면서 만델라, 바웬사, 아옌데, 룰라를 만나는 세계사 인물 산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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