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내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방침을 공식화한 가운데,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입장은 전달받았으나 보이콧 동참을 요구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7일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이번 결정에 대해 "미측은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측에 미리 알려온 바 있다"면서도 "다만 이러한 소통 과정에서 보이콧 동참 요구 등 관련 요구를 해온 바는 없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미국의 결정에 대한 정부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다른 나라 정부의 외교적 결정에 대해서 우리 외교부가 언급할 사항은 없다"면서도 "다만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서 우리 정부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지해 왔다"고 답해 미국과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정부가 이처럼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올림픽을 종전선언 성사 및 한반도의 평화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평창,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이번 올림픽이 동북아와 세계평화와 번영 및 남북관계에 기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말씀도 다시 한 번 드린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최 대변인은 미국의 이번 발표가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한미 양국은 상호 바람직한 방향으로 긴밀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올림픽에 사절단을 보낼 예정인지에 대해 최 대변인은 "정부 인사 등의 올림픽 파견 계획 여부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 시각) 브리핑에서 "바이든 정부는 신장에서 중국의 지속적인 종족 학살과 반인도적 범죄, 기타 인권 유린을 감안해 어떤 외교적, 공식적 대표단도 베이징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되 개‧폐회식을 비롯한 행사에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사키 대변인 역시 미국팀 선수들은 미국의 100%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오는 9∼10일 약 110개국과 함께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발표된 것으로, 향후 다른 서구권 국가들의 보이콧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미국에 이어 다른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이 이어진다면,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개최 이후에도 양국 간 이렇다 할 갈등 완화의 접점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양국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올림픽과 종전선언을 계기로 한반도의 평화적 정세를 구축하려던 정부 구상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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