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의 한 호텔에서 동파 배관을 복구하던 인부가 갑작스러운 화재로 사망한 사고와 관련해 법원이 호텔 관리자 등에 벌금형을 선고했다.
수원지법 형사16단독 송명철 판사는 2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수원 라마다 호텔 총지배인 A씨와 시설팀장 B씨에게 각각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호텔 법인 C주식회사에도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 1월 15일 해당 호텔 5층의 뷔페 식당 천장에서 동파된 배관을 보수하던 50대 작업자가 폭발소리와 함께 발생한 화재로 인해 숨지는 과정에서 화재 대비를 위한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망한 작업자는 화재 당시 다른 작업자 2명과 함께 현장에 있던 중 혼자 천장에 고립돼 연기 질식으로 숨졌다.
불은 동파 배관 복구를 위해 단열재인 외벽 우레탄 보온 작업 도중 발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송 판사는 "피고인들은 근로자가 인화성이 높은 우레탄 폼을 이용해 밀폐된 천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도 통풍과 환기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작업자가 숨지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 피고인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선고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다만, 작업 공간에서 피해자의 유전자가 검출된 담배꽁초와 라이터가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피해자가 작업 도중 흡연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피고인들이 이 사건과 관련한 안전 조치 위반 내용을 신속하게 개선한 점과 유족과 합의한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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