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이 중대 기로에 섰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 한 달여 만에 위중증 환자 수 등 각종 중대지표가 사상 최악의 상황에 빠져들고, 병상 부족 사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이미 망가진 서민경제 대응을 위해서라도 쉽사리 방역정책 추가 강화를 고려하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 당장은 29일 발표될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종합대책 내용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들어 코로나19 위중증 환자와 일일 사망자 수가 각각 647명, 56명을 기록하면서 다시금 최다치를 경신했다. 연일 최다 기록이 새로 쓰이고 있다.
이달 1일부로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 기조를 전환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으나 핵심 지표인 중환자 관련 지표가 가장 심각한 모습을 보이는 형국이다.
특히 이날 들어 병상 상황은 중대 기준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전국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전담 병상 1154개 가운데 866개가 가동되면서 병상가동률이 75.04%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이 비상계획 발동 기준으로 제시한 가동률 75%를 처음 넘어섰다. 이미 인천 등 일부 지역의 병상 가동률은 100%다.
병상 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수도권의 병상 입원 대기자는 27일 기준 1167명에 달한다. 병상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치료인력이 부족해 대기하는 이들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연말에는 하루 5000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리라는 의사협회의 전망이 현실화하리라는 우려가 크다. 의료계에서 점차 강경하게 더 강력한 코로나19 대응정책을 주문하는 배경이다. 사실상 방역 기조를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리라는 요구에 다름 없다.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정부는 방역 기조를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리는 일은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26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방역 기조) 후퇴 카드를 쓰기는 어렵다"며 "지금 쓸 수 있는 카드는 추가접종(부스터샷) 강화와 접종 없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조치(방역패스)"라고 말했다.
수도권 방역 상황이 심각해지자 지금이라도 방역 기조를 위드 코로나에서 다시금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으로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총리가 직접 나서서 불가 방침을 확고히 했다.
섣불리 위드 코로나에 나섰다가 다시금 봉쇄 기조로 전환한 유럽의 수순을 밟지는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셈이다.
한국 정부가 자영업자 손실 지원 규모 확대에 난색을 표한다는 점, 방역 기조 전환으로 겨우 서민 경제에 숨통이 트인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 어려운 분위기라는 점, 장기간 거리두기에 국민의 정서적 피로가 컸다는 점 등에 더해 연말 경제성적표가 특히 중요한 상황에서 서민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거리두기로의 전환은 정부가 쉽게 선택하기 힘들다는 현실적 고려도 더해지는 결과로 풀이된다.
결국 29일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강화 대책 발표 내용이 중요해졌다. 김 총리 말을 고려하면 사실상 방역패스 적용범위 확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며, 부스터샷 활성화를 위한 보완대책 정도가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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