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선풍기고 없던 시절 시골의 할머니·할아버지댁을 방문하면 뒷 마당가에 ‘우물’이 자리하고 있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밭에 가시고 고모나 삼촌들은 직장이나 학교로 나가고 나면 으레 어린꼬맹이들만 남기 마련이다.
그 꼬맹이들이 놀다가 땀이라도 날라치면 찾는 게 ‘우물’이다. 때론 우물이 시원한 물을 제공해 주는 단비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에 따라 우물이 시골마을의 공동 ‘빨래터’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시골집 ‘우물’은 지금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들에게 추억속의 남아있다. 그 ‘우물’을 새롭게 정비하여 ‘정원’으로 만든 곳이 있어 화제다. 순천시 낙안면(면장 정유진)은 시민정원추진단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과 함께 동림마을에 우물(빨래터)을 활용하여 정원을 조성하였다.
낙안면은 지난 5월부터 시민정원추진단과 회의를 통해 마을자원을 활용하여 정원을 조성하기로 협의한 결과 동림마을 우물이 결정되었다. 동림마을 우물정원은 위치 선정부터 디자인과 식재까지 전 과정에 마을 주민이 직접 참여하였고 여러 차례의 디자인 회의와 주민의견수렴 등을 통해 현재의 정원을 조성하였다.
과거에 사용하지 않아 방치된 우물을 주민들의 소통과 만남의 공간인 정원으로 재구현하여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우물정원이 갖는 의미가 크다.
우물은 예부터 마을의 중심지이자 공동체 공간으로, 맑은 샘을 품은 예쁜 돌담과 사이사이 수목을 식재한 우물정원의 전경이 마을에 옛 아낙네들이 우물터에 앉아 빨래를 하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그리운 추억이 되살아나게 한다.
정유진 낙안면장은 “우물이 수백 년의 세월동안 마르지 않은 것처럼 우물정원도 주민들의 사랑과 관심이 마르지 않는 소통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맞아 곳곳에 마을자원을 활용한 특화정원을 조성하는데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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