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한국 시 문단 계보의 대표자였던 장석 시인이 새 시집 <해변에 엎드려 있는 아이에게>(강 펴냄)를 냈다.
1980년 신춘문예 등단작 <풍경의 꿈>으로 '초월과 합일의 시적 비전을 에로스적 열망의 불길로 장엄하게 채색'했다는 평가를 받은 장 시인은 그후 장기간 침묵하다 정확히 40년 만인 지난해 봄 <사랑은 이제 막 태어난 것이니>, <우리 별의 봄> 등 두 편의 시집을 한꺼번에 내면서 문단으로 돌아왔다.
두 시집을 두고 남진우 문학평론가는 "세계를 향해 낮은 음성으로 속삭이는 그의 사랑의 전언에는 여전히 순결한 자아에 대한 갈망과 현상적 질서 너머의 본질을 투사하고자 하는 은밀한 열망이 가득 차 있다"고 평했다.
새 시집이자 세 번째 시집 <해변에 엎드려 있는 아이에게>는 앞선 두 권의 시집 출간 후 두 해에 걸쳐 장 시인이 작성한 시들이 수록돼 있다. 1980년 5월을 돌아보는 시 <오월은 마흔 번이 넘게 나를 깨웠네>는 독재자 전두환의 죽음과 맞물려 과거의 광주를 다시 되새기게끔 한다.
세계를 성과 속의 긴장으로부터 파악하고 거룩함의 나타남, 즉 성현(hierophany)의 광휘가 속의 자리에서 출발하는 시의 언어적 노동이어야 한다는 자각이 시인의 출발선에 존재한다고 출판사는 평한다.
이승하 중앙대 교수는 이번 시집을 두고 "역동적인 우주적 상상력을 보여주던 그의 시가 이제 꿈의 세계에서 삶의 세계로 내려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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