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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위대에 총기난사 2명 살해한 리튼하우스, '무죄'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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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시위대에 총기난사 2명 살해한 리튼하우스, '무죄' 판결

1급 살인 등 5건 혐의 모두 무죄...'정당방위' 주장한 백인 소년 손 들어준 배심원들

지난해 미국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피고 카일 리튼하우스가 19일(현지시간) 1급 고의 살인 등 5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리튼하우스는 지난해 8월 25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항의시위에서 시위대에 반대하는 민병대로 활동하면서 AR-15 반자동소총으로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을 쏴서 2명을 죽이고 1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당시 17세로 미성년자였던 리튼하우스가 총기를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고, 숨진 피해자 중 1명은 리튼하우스가 총을 쏘기 전 이미 부상을 입은 상태로 리튼하우스를 공격하거나 살해하기 힘든 상태였다는 것이 사건 당시 녹화된 영상을 통해 확인이 됐지만, 12명의 배심원들은 "정당방위였다"는 리튼하우스의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브루스 슈뢰더 판사는 배심원들의 '무죄' 판결에 대해 "함께 일하기에 더 나은 배심원단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진심으로 기쁘다"고 말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엘리 호닉 CNN 법률 자문은 이번 판결에 대해 "무죄 평결은 최종 판결로 검찰은 항소할 수 없다"며 "이로써 리튼하우스에 대한 위스콘신주 차원의 기소는 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스콘신주의 법은 자기 방어를 주장하는 피고에게 매우 유리하게 작용해왔다"고 이같은 결과가 나온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리튼하우스는 지난 10일 법정에서 자신의 행위에 대해 증언을 하면서 "나는 그들을 죽일 의도가 전혀 없었고 나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을 막으려 했다"며 정당방위임을 주장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리튼하우스는 이날 무죄 판결이 나자 변호인과 포옹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10일 법정에서 증언하며 오열하는 리튼하우스. ⓒ유튜브 화면 갈무리

▲19일 무죄 판결을 받고 기뻐하며 변호인과 포옹하는 리튼하우스. ⓒCNN 화면 갈무리

리튼하우스 총격의 직접적 피해자들은 모두 시위에 참여한 백인들이었지만, 이 시위는 작년 8월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경찰이 쏜 총 7발을 맞고 중태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일어났다. 특히 블레이크는 경찰의 지시를 받으면서 차량 운전석으로 가다가 뒷좌석에 탄 세 어린 아들(8세, 5세, 3세)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흑인들에 대한 경찰 과잉 진압의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때문에 작년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계기로 불붙은 인종차별 항의 시위의 또 하나의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됐다.

피해자 부모 "무장한 민간인이 거리에서 사람을 쏘는 걸 정당화하는 판결"

이날 4건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다시 한번 미국 사법 판결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일 전망이다. 동일한 행위를 저지른 흑인 소년에게도 배심원들이 '무죄'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BLM 운동과 직접 연관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이번 재판의 공정성을 둘러싼 논쟁과 반발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판결에 대해 리튼하우스 총에 맞아 숨진 앤서니 휴버의 부모는 성명을 내고 "가슴 아프다"며 "오늘 판결에서 앤서니나 다른 피해자들에 대한 정의가 전혀 구현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우리는 아들이 살해당하는 영상을 차마 볼 수 없었고 지난 1년간 험악한 반응들을 너무 많이 받았기 때문에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오늘이 판결은 무장한 민간인이 어느 마을에서든 자신들이 만든 위험을 이용해 거리에서 사람을 쏘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용납할 수 없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는 앤서니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경찰 등 다른 관련자들을 상대로 책임 추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판결에 대해 "배심원제가 작동하고 있고 우리는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짧게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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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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