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본보 11월 4일자 보도>한 경기도내 초등돌봄전담사들이 경기도교육청의 ‘8시간 전일제’ 수용을 요구하며 삭발 및 단식 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기지부(경기학비노조)는 16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돌봄전담사는 돌봄교실의 보조 인력이 아닌, 당당한 운영주체"라고 주장했다.
이날 삭발식과 함께 무기한 단식 투쟁을 예고한 경기학비노조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8월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초등돌봄교실 개선안’을 발표했다"며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총 4차례에 걸친 돌봄협의회에서 교육부 개선안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는 면피용 방안을 제시하는 등 교육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가 발표한 개선안은 돌봄 운영시간을 현행 오후 5시에서 오후 7시로 연장하고, 이에 따른 돌봄전담사들의 근로시간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퇴근 시간대 돌봄 수요가 잇따랐음에도 불구, 오후 5시 이후 운영되는 돌봄교실이 전체 1만4278실 중 11.1% 수준인 1581에 불과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따라 개선안의 주요 내용은 △돌봄 수요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돌봄교실 확충 지속 △학부모 수요를 고려해 오후 7시까지 운영 시간 확대 추진 △교육청별 돌봄전담사의 적정 근무시간 확보 △돌봄전담사 중심의 행정지원 체계 구축 등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모든 초등돌봄교실을 오후 7시까지 연장할 경우 안전 및 책임 소재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수요가 있는 학교에서만 돌봄교실 개방 및 돌봄전담사의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전환하고, 다른 돌봄전담사들의 근로시간은 6시간까지만 늘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돌봄전담사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다.
경기학비노조는 "도교육청은 그동안 ‘4시간 근무제’였던 초등돌봄전담사에게 2시간의 근무시간을 연장해 주는 대신, 교사가 담당해 온 돌봄의 모든 업무 일체를 맡으라는 방안을 내놨다"며 "이는 단시간 시간제 노동자에게 압축노동, 공짜노동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 오후 7시까지 돌봄수요가 있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8시간 근무자를 두겠다는 내용도 비현실적"이라며 "도교육청은 수요가 없으면 8시간 근무제를 없앴다가 다시 수요가 생기면 8시간 근무제를 다시 만드는 방식을 반복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교육부의 개선안은 학부모에게 적정 운영시간을 제공하고, 담당교사는 돌봄업무에서 전면 배제해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며, 돌봄전담사에게는 압축노동·공짜노동의 근원이었던 시간제를 폐지해 모든 노동자의 기본 근로시간인 ‘1일 8시간, 주 40시간 제도’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초등돌봄전담사들의 노동이 더 이상 ‘시간제 알바’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삭발 투쟁에 참여한 조선희 경기학비노조 사무처장은 "코로나19 시기에도 돌봄노동자들은 오전과 오후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며 교육부의 권고안대로 운영시간이 확대되겠지, 행정업무 시간을 주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기다려왔으나 바뀌는 것이 없다"며 "삭발 투쟁은 가장 절박하고 처절한 몸부림으로, 도교육청이 현재의 비정상적인 근무형태를 고수한다면 19일 이후의 파업은 무기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