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광역해양쓰레기전처리장 건설을 놓고 태안군과 반대 주민들이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위원회 부위원장 A 씨가 가세로 태안군수를 비롯한 군청 간부 공무원 3명에 대해 12일 모욕죄로 태안경찰서에 고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파장이 일고 있다.
고소인 A 씨는 지난 15일 "군수와의 공식적인 면담 자리에서 가세로 군수로부터 ‘야 인마 뭐 하는 거야’라는 막말을 들었다"면서 "태안에서 사업을 시작한 지 약 25년 됐다. 더욱이 국·과장들이 모인 공식적인 면담 자리에서 군수는 막말을 하고 국·과장들은 저에게 삿대질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고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는 CEO인데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런 막말과 삿대질을 당하니 화가 나 며칠 동안 잠도 못 잤다"면서 "더 걱정되는 건 크게 문제 될 행동은 한 게 없지만 군이 행정적으로 불이익을 줄지 몰라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만약 고소장을 넣기 전까지 군수나 해당 공무원들이 미안하다는 사과만 했어도 고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어떻게 군수 면담 자리에서 민원인에게 막말과 삿대질까지 해놓고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가 없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고 강조했다.
군이 입장문을 통해 잘 아는 친한 사이라 한 말이란 주장에 대해 A 씨는 "한두 번 악수하고 인사한 사이인데 친한 사이라니 어이없는 변명이라"면서 "더욱이 친할수록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예의를 갖춰 주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가지고 있던 답변 요청서를 갈기갈기 찢어 던졌다는 군의 입장문에 대해서는 "더 이상 얘기가 되지 않아 모든 걸 포기하는 심정으로 찢었다"면서 "찢어진 종이는 탁자에서 모아 호주머니에 넣었다. 던졌다는 표현은 과장됐다"며 "군수실 CCTV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충희 반대위원회 위원장은 15일 "문제가 된 면담은 화해나 인사를 위해 추진된 면담이 아닌 태안경찰서의 중재로 추진된 면담이다. 이에 지난 4일 오전 태안군청 군수실에서 가세로 군수를 만나러 갔는데 없어도 될 부군수와 국·과장들까지 있어 불편했다"면서 "부군수와 국·과장들은 이번 일로 수시로 봐서 굳이 볼 필요가 없었는데 배석하면서 이런 사단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군수가 아무것도 몰라 폐기물 관련 법을 제발 공부 좀 하라고 했더니 군수와 국·과장들이 격앙된거 같다"면서 "해양쓰레기전처리장이 건설되면 폐기물 관련 법에 따라 필요시 소각장은 마음만 먹으면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충희 위원장은 "우리의 주장은 단순하다. 실질 타당성 조사를 했던 곳에 설치하면 된다"며 "왜 예정에도 없던 우리 지역에 갑자기 해양쓰레기전처리장을 설치한다"고 해서 "주민들 간의 갈등을 조장하고 주민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날 양승조 충남도지사와도 면담을 했는데 35일 동안 그런 곳에서 투쟁하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객관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태안군은 14일 ‘사실은 이렇습니다’란 입장문을 통해 "충남 광역해양쓰레기 전처리장 반대위는 9월23부터 지난 10월28까지 36일간 군청 광장에서 집회를 가졌다"면서 "집회 기간 중 확성기의 반복적인 음량으로 과도한 소음을 유발,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으며, 직원들은 이명 현상과 우울증을 호소하는가 하면 심한 스트레스로 병가를 낸 경우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회 측 당사자들은 지난 10월28일 오전 부군수를 면담하면서 오늘 자로 집회를 중단하고 철수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그간에 있었던 고소 사건을 모두 철회하자고 하는 등 화해를 요청해 원만한 분위기 속에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집회를 철수하는 마당에 군수님께 인사나 드리고 가고 싶다고 제안을 해 지난 11월4일 오전 아침 일찍 군수님과 대화를 하게 됐다. 이날 군에서는 군수, 부군수, 국장 등 총 7명이 참석을 했고 집회자 측에서는 위원장을 비롯해 3명이 참석했다"며 "이 자리에서 집회자 측은 해양쓰레기 전처리장 반대 뜻을 담긴 답변 요구 사항을 나눠주면서 전처리장 입지가 잘못됐으니 연포 황골로 위치를 변경하면 적극 지지하겠다. 해양자원 순환센터가 들어서면 오폐수 방류로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수산물을 소비자가 외면하여 근흥, 태안의 경제가 붕괴되고 관광객 외면으로 관광산업의 붕괴와 어업인의 도미노 붕괴가 이루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수나 공무원들이 소각시설이나 매립장은 절대 설치하지 않는다고 말해도 법에 소각시설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어 군수나 지사가 바뀌면 언제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신했다"며 "전체적인 대화 분위기는 집회자 측에서 군의 설명을 들으려 하지 않고 말을 끊고 흥분을 하며 화를 참지 못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섰다를 반복했다. 어디 감히 민원인들 앞에서 공무원들이 폭언과 모욕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태안군은 "오히려 군수 바로 옆 원탁 테이블에 앉아있던 A 씨는 흥분을 자제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나누어 주었던 답변 요청서를 갈기갈기 찢어 그 자리에서 던져버렸다"며 "A 씨의 이런 행동을 지켜본 참모들이 당한 굴욕이 얼마나 참담하였는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런 행동이 모욕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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