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이후 한미 간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문안 협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실제 종전선언 합의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조기에 가능할지는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정의용 장관은 '한미 간 종전선언에 대해 무난하게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판단하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까지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쉽지 않을 것 같다"라며 "(종전선언이) 미국과 한국 합의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를 두고 한미 간 종전선언 문안 합의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한미 양측은 지난 9월 21일(현지 시각) 종전선언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이후 실무 차원에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결과는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10월 26일(현지 시각)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종전선언 등과 관련 "우리(한미)는 다른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나 시기, 조건에 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며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한미 간 방법상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을 시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장관은 한미 간 협의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려운 상황이냐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미 간 협의가 쉽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종전선언을 조기에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미 간 조율이 끝나고 앞으로 또 추진해 나가려면 여러 과정이 남아있다"라며 "이 때문에 조기에 (종전선언이) 된다든지 등을 예단해서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한국에 비해 종전선언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배경이 무엇이냐는 이태규 의원의 질문에 정 장관은 "미국도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고 비핵화를 달성하고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첫 단계가 종전선언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와 의견이 일치돼 있다"라며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할지에 대해 미측과 좀 더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공급 부족 사태가 있었던 중국산 요소수 수입 문제와 관련, 정 장관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각)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났을 때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이태규 의원의 지적에 정 장관은 "요소수 문제와 관련 상세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중국 측 조치에 대해 외교부를 비롯한 정부가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엄중한 경고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정권 말기 레임덕으로 공무원들이 사실상 '복지부동'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외교부 뿐만 아니라 정부 내 모든 부처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총점검이 필요하다"며 "중국에 위치한 여러 공관에서 (요소수) 문제에 대한 기업의 애로 사항 접수한 이후부터 조금 더 심각성을 갖고 대응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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