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용출수를 이용해 먹는샘물(생수) 개발에 나선 ㈜LG생활건강이 내년 초 첫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환경부의 제동에 출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2018년 경북 울릉군(20억원)과 ㈜LG생활건강(500억원)은 총 520억 원을 출자해 합작법인 ‘울릉샘물’을 설립하고 생수 사업에 나섰다. 울릉군은 공장 부지와 인허가를 지원하고 LG생활건강은 개발·제조·판매 등을 맡기로 했다.
이후 편법 추진 논란으로 잡음이 있긴 했지만 울릉샘물은 울릉군 북면 나리 396-1번지 일원 부지에 생산공장 건설에 나서 9일 현재 90%이상 공정률을 보이며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환경부는 ‘수도법’ 제2조에 수도란 관로, 그 밖의 공작물을 사용해서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는 시설의 전부를 말하고 있고 수도시설이란 원수나 정수를 공급하기 위한 취수∙저수∙도수∙정수∙송수∙배수시설 급수설비를 말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수도시설을 거쳐 공급되는 원수∙정수 모두가 수돗물에 해당된다는 의견을 냈다.
따라서 울릉샘물이 상수원보호구역 안 취수배관을 임의로 분기(기존 ‘-’자형 관로를 ‘Y’자형으로 교체)해 원수를 확보하려는 것은 ‘수도법 제13조’(영리행위 금지, 누구든지 수돗물을 용기에 넣거나 기구 등으로 다시 처리하여 판매할 수 없다)에 해당되기 때문에 사업승인을 해줄 수 없다는 것이다.
울릉샘물이 공급받으려는 추산 용출수는 성인봉과 나리·알봉분지 등에 내린 눈비가 땅속에 스며들었다가 솟아나는 자연 용출수로 미네랄과 용존산소가 풍부한 1급수 중의 1급수로 평가받고 있다.
하루 약 1만4000 ~ 3만㎥가 솟아나는 용출수는 수력발전에 9천톤, 통합정수장 5천500톤, 울릉샘물 1천톤 등 1만 5천500톤이 이용될 예정이고 나머지는 바다로 흘러들어간다.
한편, 환경부가 끝까지 사업승인을 거절할 경우 LG생활건강이 계약조건을 이유로 들어 울릉군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할 경우 책임 여부에 따라 많게는 수백억 원을 군이 배상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울릉군 관계자는 “지난 2010년도에 사업을 계획하고 이듬해 울릉군 요청으로 환경부가 ‘먹는물관리법시행규칙’에 용출수를 추가해서 개정했기 때문에 샘물 사업을 추진했는데 지금에 와서 환경부가 수돗물 정의도 없는 ‘수도법 13조’를 들어 안된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 있다”면서 “기업유치에 따른 인구증가와 세수증가 등 여러 가지 장점을 감안해 전향적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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