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외교관 출신이 쓴 신간 <나침반이 잘못된 한국 외교>(박병환 지음, 우물이있는집)가 나왔다. 러시아에서 10여 년을 근무한 저자는 지난해 <한국 외교에는 왜 러시아가 없을까?>를 펴낸 바 있다. 이번에는 시야를 넓혀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인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과의 외교를 책의 주제로 삼았다.
저자는 현재 한국 외교가 잘못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사회에는 국제정치 또는 국가 간 관계를 도덕적, 감정적으로 접근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한 접근은 국익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럼에도 특히 현 정부는 국가 위에 '민족'의 가치를 둠으로써 외교 정책이 국내 정치에 휘둘리거나, 때로는 역사적 사실을 망각한 주관적 접근에 머무르고 만다고 저자는 비판한다.
특히 저자는 현 정부에서 △중국에 대한 한국의 핀란드화(Finlandization) 현상 △한미동맹으로부터의 이탈 △대일 관계의 심각한 훼손 △대러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재 등을 보고 있다며 위기의식을 키운다.
대신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중국에는 휘둘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한편, 일본과의 관계에서는 과거에 얽힌 입장을 벗어나고, 러시아의 대 중국 견제 전략적 가치를 눈여겨 봐야 할 때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로 각 장을 나눠 기술하고 있어 한반도 4강국들에 대한 국내 외교의 현실을 나라별로 살펴볼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4강국들과의 다양한 외교 이슈에 대해 종합적으로 한눈에 살펴보는데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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