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완주의 토종생강 시범포 조성지에 100여 종의 동·식물과 희귀식물은 물론, 멸종위기 야생동물도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확인됐다.
2일 완주군에 따르면 ㈜누리넷과 동국대(바이오환경공학)가 토종생강 시험포 조성지에 대한 생물다양성 용역 조사결과, 이같은 내용이 나왔다. 이 내용은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3호 완주 생강 전통농업시스템 중장기 보전·관리 체계 구축 및 활용계획 수립 용역' 중간보고서를 통해 전해졌다.
완주 토종생강의 시범포 조성지는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완주군 봉실산 주변 구릉지대와 고산천 평야지대에 있는 완주 토종생강 시범포 조성지 3곳을 대상으로 늦여름인 9월 5일과 6일, 그리고 가을 초입의 10월 7일과 8일 등 4회 현장조사에 나섰던 조사 결과에 대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다.
이어진 보고서에서는 전통농업지와 유기농업지, 관행농업지 등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식물은 51~61종이 분포했다고 밝히고 있다.
육상곤충은 34~71종이 서식했고, 조류와 양서류, 파충류와 포유류 등의 서식지 적합 여부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토종생강 시범포 조성지가 비옥한 사질토와 수분 함량이 높아 습기를 좋아하는 호습성 식물 생육의 적지여서 개구리자리와 새박, 가는 마디꽃, 좀부처꽃, 여뀌바늘, 논뚝외풀, 미국외풀, 밭뚝외풀, 드렁새, 반하, 바람하늘지기, 알방동사니 등 다수가 분포해 있음을 덧붙였다.
생태적 관리를 통해 육상곤충의 종 다양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전통농업지의 경우 국화과와 벼과 식물 등 경작 식생이 우점해 다양한 종류의 식식성(植食性) 곤충이 확인된 것이다.
완주생강 조성지의 다양한 생태계가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생강 조성지의 생물 다양성이 확인된 만큼 향후 농업유형별로 지표종을 선정해 농업생물종을 보존하고 서식지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 생물과 희귀 동·식물 보존을 위한 안내판과 보호펜스 설치, 시민참여 교육을 통한 보전활동 등이 필요하다는 덧붙였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토종생강 시범포 조성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물 다양성이 살아 있음을 확인한 만큼 보존과 관리방안 등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생강 전통농업시스템의 보존과 활용 계획도 수립하고 주민 주도의 운영체계 구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천 군의회 의장도 “완주 봉동 생강의 생태계가 살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조사 자료가 나온 만큼 의회 차원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존하고 관리하는 방안 마련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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