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에 선정된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정부가 사연댐에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조절하기로 결정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9일 오전 울산 암각화 박물관에서 열린 제13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안전한 물관리를 통한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을 논의했다.
올해로 발견 50주년을 맞은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는 암벽에 새겨진 고래 등 300여점의 수렵·어로 그림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암각화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반구대 암각화는 지난 1965년 건설된 울산 사연댐 상류(4.5km) 저수구역내에 있어 잦은 침수로 인한 훼손 문제가 오랫동안 지적되어 왔다.
암각화를 보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주변 경관훼손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사연댐의 물을 추가로 방류하는 방식으로 댐 수위를 낮게 유지하여 침수를 막고자 노력했지만 집중호우나 태풍 등 홍수기에는 이를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관계기관과 울산시는 올해 2월 세계유산 우선등재 목록 선정 등을 계기로 심도 있는 논의 끝에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먼저 수위 조절과 홍수기 침수 예방을 위한 근본 대책으로 사연댐에 수문 3개를 설치한다. 수문을 이용해 평상시에는 댐 수위를 반구대 암각화 높이 이하로 운영하고 집중호우 등에 따라 유입량이 증가할때는 개방해 침수를 예방한다.
이를 통해 암각화의 연평균 침수일을 42일에서 1일로 획기적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수문설치로 지역 물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낙동강 물을 고도화된 정수 처리를 거쳐 공급하되, 근본적인 대책은 지역간 이해를 바탕으로 한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에 따라 추진한다.
이와는 별도로 반구대 암각화의 종합적인 보존방안을 수립 추진하고 암각화 공원 조성, 세계암각화센터(가칭) 건립 등 역사문화 관광자원화를 위한 사업도 세계유산 등재에 맞춰 함께 준비해 나간다.
이날 회의 후에는 환경부, 문화재청, 울산시, 한국수자원공사, 반구대암각화시민모임 등 관계기관들은 김부겸 총리 주재로 '반구대 암각화 보존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상호협력을 다짐했다.
김 총리는 “아름다운 우리 유산을 잘 지키고 보존하는 것은 현세대의 중요한 책무 중에 하나다"며 "반구대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인류 유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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