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서 죽은 사람의 왕생극락을 기원하고 상주의 슬픔을 달래주는 무속놀이인 ‘오장상여놀이’가 25일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순천만국가정원 갯벌 공연장에서 열렸다.
오장상여소리는 순천지역 전통의 상여소리이며 민속적, 예술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상여소리는 인체의 5장에서 우러나오는 소리에 빗대 5장단 5마디로 슬픈 마음을 절절히 표현하며 다양한 장단의 변화가 나타나고 음의 고저가 특이하다.
발인제 이후에 노향(路享)에서 부르는 소리로 구성이 시작되어 노향 밖에서 부르는 소리, 고랑이나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 부르는 소리, 외나무다리를 건넌 뒤에 부르는 소리, 높은 곳에 올라갈 때 부르는 소리, 상여를 내리면서 부르는 소리, 묏자리를 가래질하며 부르는 소리, 관을 묻고 난 후 묏자리를 다질 때 부르는 다구질 소리로 엮어진다.
전남민속예술축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전남지역에는 제법 널리 알려진 ‘오장상여소리’는 순천승주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민속놀이이다. 이날 공연은 ‘순천오장상여소리 호상놀이’를 연구 발굴하여 후세에 전해주고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역량강화와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순천의 문화와 민속놀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준비된 공연이다.
공연에 참가한 출연진들은 “판소리 심봉사가중 딸을 사랑하는 마음을 창극으로 표현함으로써 우리시대의 가족애를 생각”하게 하며 “각설이 만담으로 관객과 함께 호흡함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나아가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즐거움과 행복 그리고 화합과 평화를 표현하고자했다”고 공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또한 공연 출연진들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의 활동역량을 강화”하여 “문화예술도시 순천·승주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속문화 발굴, 연구 및 대중화에 기여하고 ”지역 전통토속 민속민요를 활용한 의미 있는 뮤지컬 공연으로 지역 맞춤형 문화콘텐츠 제작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공연에 대해선 “대중적으로 재 각색하고 지역소리를 재조명하여 문화다양성 창출과 계승발전·다양화로 가족단위 및 다양한 관객층의 공연관람 유도로 세대 간 문화 공감을 형성하고자 노력했다”고 공연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공연된 ‘오장상여소리’는 국악·판소리(창극)·민요·만담·토속민요·길놀이(농악)·제섯민요(제석굿)·강강술래·장타령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오장’은 다섯 마당(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진양조, 중모리, 자진모리, 중중모리, 휘모리 등 총 다섯 개의 장단을 사용한다 하여 붙여진 말이다.
국악인들은 ‘오장상여소리’에 대해 “여느 지역의 상여소리에 비해 훨씬 풍부하고 다양한 요소들로 채워져 있으며 하나의 긴 공연과도 같다”며 “오장은 각각의 상황에 맞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소리의 연출을 가능하게 하여 아주 특별하고 고차원적이라 할 수 있다”고 추켜세웠다.
한편 이날 ‘오장상여소리’ 공연은 순천시가 공모한 전통문화행사 일환으로 1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은 행사다. 평일에 열린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순천지역의 많은 국악인들과 공연소식을 접한 일반 시민들도 국가정원 갯벌 공연장을 찾아 관람하는 등 관심을 나타냈다. 공연이 펼쳐진 각 장이 열릴 때마다 많은 출연진들이 다양한 복장과 흥미로운 각색에 맞춰 관람객들의 흥을 돋우어 냈으며 시민들 또한 절로 흥에 겨운 리듬을 타며 박수로 화답했다.
행사를 지켜본 한 시민(연향동.58세.자영업)은 “우연히 공연 소식을 접하고 보러왔는데 휴일도 아닌 평일에 이런 공연을 하는 것은 좀 아쉽다”면서 “출연진도 많고 공연에 들어가는 장비 등을 고려하면 시가 좀 더 행사비를 충분히 넉넉하게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공연에 관여한 모 인사는 “직접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런 공연은 장비 대여비도 만만치 않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인원이 장시간(여러 날)을 함께 호흡을 맞추고 리듬을 맞춰야 하는 집단공연이다”면서 “공연자체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지만 향후 이런 공연을 공모 할 때는 돈에 맞추기보다는 행사에 초점을 맞춘 행사비를 책정하여 공모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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