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사과를 머뭇거리는 사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총장의 발언을 엄호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전두환 정권 같은 정치 체제가 다시 우리나라에 등장해선 안 된다"면서도 "그런데 그 시절엔 취직도 잘 됐고 아파트 당첨도 쉬웠다.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에선 희망이 좌절된 시대는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전 대통령과 관련된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며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운을 뗀 뒤 이렇게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전두환 시대 때는 군사정권이라 경제를 모른다면서 경제 정책만큼은 대한민국 최고에게 맡겼다"며 "역사적으로 모든 것이 암울했던 5공 치하 전두환 정권 시절이지만, 적어도 부동산,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정권이 훨씬 암울하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삼류 장사꾼들, 돌팔이 경제학자들을 데려다 부동산 정책을 해서 나라를 망쳐놓았다", "지금까지 고집불통으로 밀어붙여 우리나라 원전 생태계를 완전히 망쳐놨다"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원전 정책을 비난하기도 했다.
김 최고위원은 "문 대통령 임기가 6개월 남았는데,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가서 물어보면 분명히 국내 최고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고집부리지 말라고 하지 않겠나"라며 "부동산, 원전 정책 두 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윤 전 총장이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해 '역사 인식'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나왔다.
이준석 대표도 전날 "표현상의 실수에 대해 겸허히 사과하는 것이 깔끔하고 논란을 종결하는 것"이라며 사과를 종용했으나, 윤 전 총장은 역사 인식과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고위가 끝난 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두환에게 배워야 한다'고 한 김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그렇게 듣지 않았다"고 진화하면서도 윤 전 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선 "정치인이 발언을 하면서 내심의 의도와는 달리 국민들이 어떻게 인식할지를 잘 헤아려 진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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