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회사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으로 비(非)생산자산 매각에 나서자 노동자와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 사원 숙소로 사용해온 옥림아파트와 에드미럴호텔을 포함한 옥포 사원아파트 매각에 나섰다.
삼성중공업도 사내 사원아파트와 정문 앞 사우매장,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비생산시설 매각을 추진중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이 관리 중이고 삼성중은 채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대규모 비생산자산의 매각을 적극 추진하는 등 자구계획을 이행 중이다.
사 측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노동자들은 사원아파트 등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는, 복지축소를 통한 자구계획 이행은 결국 경영 실패를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방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양대 조선의 비생산자산 매각에 지역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15일 거제시 장평동 와치마을 주민들은 “삼성조선이 사원아파트와 사우매장, 게스트하우스와 같은 비생산자산 매각에 나선 것은 사실상 조선업 포기수준과 다를 바 없다”며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주민들은 이날 오전 10시 삼성 정문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비생산시설 매각 반대와 함께 삼성에서 책임있는 해명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서울 본사 앞 상경투쟁까지 강행할 작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사내 재정악화를 이유로 장평오거리 사우매장을 약60억 원에, 바닷가 옆 게스트하우스를 350억 원에. 인근 외국인 아파트를 440억 원에 차례로 매각한 바 있다.
주민들은 “삼성중은 이번에는 조선소 설립 초기에 지은 사내 사원아파트까지 1300여억 원에 매각하려는 계약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이 땅들은 조선산업 용지나 직원들의 후생복리를 빌미로 토착민들의 땅을 헐값에 강제수용 한 것인데, 조선불황을 명분 삼아 세월이 흘렀다고 수용 당시 목적을 벗어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주민들은 또 “사내 사원아파트는 산업단지 용도였다가 지난 2015년 준 주거지로 변경된 곳”이라며 “변경 당시 회사 재정 타계를 위한 은행 담보율 제고 차원에서 용도를 바꾼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이 아파트를 비싼 값에 팔기 위한 의도적인 투기 꼼수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포기 수순을 밟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평 와치마을 운영위원회 한 임원은 “장평지역은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북서풍을 안고 사는 지역이다. 조선소 설립 이후 근 50년을 이주민 단지에서 갖은 분진공해에 시달리며 묵묵히 살아온 주민들을, 위로하고 상생하기는커녕 기만하고 외면하는 삼성의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 행동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조선의 비생산자산 매각추진이 토지를 강제수용 당하면서 고향을 등지고 살았던 이주민들의 옛 상처와 아픈 기억을 후비고 있다.
집회가 열리는 시간, 조선업이 다시 호황기를 예고하면서 불황 때 떠난 조선노동자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려온 인근 상인은 회사 측의 사원아파트 등 비생산자산 매각 추진 소식에 “이러다 정말 조선소가 망하는 것 아니냐” 며 당혹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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