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 기구의 센터장이 비전문가로 임명되면서, 대학 내 상담센터가 유명무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군)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기구 센터장 현황자료’에 따르면, 성희롱·성폭력 센터를 운영 중인 국내 대학 10곳 중 6곳이 성(性) 및 상담 관련 지식이 전무한 교수를 센터장으로 임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년제 및 전문대학 304곳 중 185개의 대학이,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담당 기구에 비전문가를 임명했다.
담당센터장의 전공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간호·보건 계열 전공자가 42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상담 38곳, 교육 24곳, 법학 20곳, 유아·아동 13곳, 경영·경제·무역 13곳, 공학계열 12곳, 일반직 9곳, 기독학과 8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건축학, 실용음악학, 북한학, 신소재공학, 뷰티코디네이션, 영상애니매이션, 한문교육과 등이 센터장으로 임명된 곳도 있다.
이처럼 성(性)이나 상담 관련 지식이 전무한 사람이 성희롱·성폭력 센터장을 맡게되면 전문적인 상담 서비스 제공이 어렵고, 성폭력 사건 발생 시 효과적인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병욱 의원은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상담과 관련된 학과가 없는 학교들이 비전공자나 행정직원을 센터장으로 임명하고 있는 것 같다”며 “상담센터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학내에서 찾기보다 대학과 이해관계가 맞물리지 않은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 센터장으로 임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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