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돗개'의 고장, 전남 진도군의 식용 개 농장에서 천연기념물인 진돗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개 식용 종식'을 언급한 가운데 진도는 현행법상 진돗개 보호지구로 지정돼 있다.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화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의원은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관리에 매년 수억 원을 진도군에 주면서 관리가 잘 안 되고 있다"면서 "문화재청은 관리 주체가 아니라며 뒷짐을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이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라이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 진도군 소재 식용 개 농장에서 라이프가 구조한 구조 65마리의 개 중,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마리와 예비견 7마리 등 총 11마리가 국가관리 진돗개인 것으로 밝혀졌다.
진돗개는 생후 15일 이내에 진도군에 신고를 하고 친자감별 후 체내에 전자칩을 삽입한다. 생후 6개월이 되면 혈통과 표준체형 심사를 받아 합격 시 천연기념물이나 예비견으로 등록돼 관리대상이 된다. 현재 진도군에서 관리하고 있는 진돗개는 총 1만126마리로 6956마리가 천연기념물로 등록되어있고, 3170마리가 예비견으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구조된 11마리의 진돗개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문화재청·진도군은 라이프가 인식칩을 확인하기 전까지 식용 개 농장에 있다는 사실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보호법 제55조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소유자가 변경됐을 때는 문화재청장에게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
최 의원은 "국견인 진돗개가 식용 개 농장에서 발견된 것 그 자체가 충격"이라며 "진돗개 사육시설과 개 도축 시설이 함께 운영되고 있었고, 이미 수십 년간 진돗개를 포함해 수많은 개가 도살당한 흔적들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간 농식품부와 지자체의 관리가 소홀했다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돗개 육성과 보호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도 "이번 사례가 특이한가 싶어서 진돗개 관리 데이터를 봤더니 특정인들이 많은 개를 키우고 또 많이 죽는다. 대규모 폐사가 발생했는데 구체적으로 원인 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질병에 의한 폐사인지만 확인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이에 대해 "지금 저희가 주기적으로 진도군에서 보고를 받고 있고 관리를 하고 있는데 이번처럼 문제가 생기게 돼서 저희도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잘 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라이프에 따르면 해당 식용 개 농장은 지난 20여 년간 식용 목적으로 진돗개와 진도 믹스종의 개들을 매입해 사육·도살해 농장주가 운영하는 보신탕집으로 넘겨왔다. 라이프는 문화재청·진도군 등이 해당 개 농장의 존재조차 몰랐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초 경찰에 현행범으로 적발된 농장주는 현재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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