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다는 말이 제일 많았다. 얼굴도 모른다면서, 그저 같은 자영업자라면서도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고 외롭게 해 미안하다고 쓰고 있었다.
원룸방을 뺀 돈으로 직원의 마지막 월급을 챙기고 스스로 생애를 마감했다는 한 자영업자의 가게 앞에 수백 개의 노란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다.
미안하다는 말은 따뜻했다. 그런데 그 말은 국가와 사회에서 나와야 하는 말이기도 했다. '최선을 다했다'가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가 아니라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가 아니라 '미안하다'.
지난 달 30일 정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상안을 발표했다. 코로나 이전 대비 최대 80% 보상안이다. 보상이 충분할지, 사각지대 없이 지급될지, 빠르게 집행될지도 알 수 없지만, 뒤늦은 발표 뒤 마포의 그 주점이 떠올랐다. 조금만 더 버텼다면 달라졌을까 하는 마음은 허망한 것일까? 1일, 마포의 그 주점 앞 풍경을 사진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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