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탄소년단(BTS)과 유엔 총회에 동행한 것을 두고 권위주의적 정권에나 있을 법한 연예인 활용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정부는 유엔에서 BTS에 참여를 요청해 이번 총회에 동행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BTS는 정부 도움 없이 자력으로 슈퍼스타가 된 사람들"이라며 "대통령의 정치 외교 쇼에 BTS를 동원하는 것은 다소 전근대적이고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청와대에서 BTS를 특사로 임명하지 않아도 이미 유엔에서 두 번이나 연설을 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대통령 특사 자격은 필요 없다"라며 "그런데 왜 대통령이 BTS를 특사로 임명하면서 유엔 총회를 갔어야 했나? BTS를 국내 정치용으로 이용하는 측면이 강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BTS 광고 한 편에 50억을 번다고 하고 시간이 곧 돈이라고 한다. 그런데 유엔 총회 참석 때문에 일주일을 비웠다. BTS의 '열정 페이'라는 지적도 나온다"라며 BTS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식의 주장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BTS가 유엔의 핵심 사업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참여하게 된 것은 지난 7월 유엔 사무국에서 우리 쪽에 문의가 들어오게 된 것"이라며 정부가 아닌 유엔이 BTS 참여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장관은 "BTS 측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 1년 반 동안 공연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처음 해외에 나가게 된 것이라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또 "유엔 행사는 2000만 명 이상이 접속해서 봤다. 행사 준비도 BTS 측에서 했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은 것도 없었다"며 "BTS도 (코로나 이후에) 적극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효과를 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번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에 BTS가 함께 하면서 더 빛이 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BTS를 참가시킨 것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정 장관은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조건으로 제시한 '이중 기준 철회', '적대시 정책 철회' 등을 정부가 수용할 수 있냐는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의 질문에 "이중 기준 철회는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이어 "우리나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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