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북한의 최고 정책 결정 기관인 국무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다. 주로 대남 업무를 담당해왔던 김 부부장이 국무위원회에 진출하면서 향후 역할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2일째 회의 내용을 보도하며 국무위위원회 부위원장과 위원들을 보선했다고 밝혔다. 이 중 김여정 부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김 부부장은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명분으로 김일성 일가 중 처음으로 남한땅을 밟았다. 이후 그해 열린 남북 정상회담 및 이어진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9년 2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는 본인 명의의 담화를 발표하며 대외적인 메시지를 발신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미국보다는 주로 남한을 상대해왔다.
또 2020년 6월 김 부부장의 담화 발표 이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고 그해 8월 국가정보원이 국회에 김정은 위원장이 김 부부장에게 국정 전반에 걸쳐 상당한 권한을 위임했다고 보고하면서, 김 부부장의 위상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수 차례 담화를 발표하며 북한에서 주요한 메신저 역할을 했던 김 부부장이 국무위원회까지 진입하면서 북한 내에서 더욱 확고한 정치적 입지를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올라가면서 그간 국무위원회에서 대미정책을 주도하는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추정됐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자리를 비웠다.
김 부부장의 이번 국무위원회 진출이 북한 권력구조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 이날 기자들과 만난 통일부 당국자는 "관련 인물 활동과 동향을 보면서 평가하겠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 부부장과 함께 조용원 당 조직비서도 굳건한 입지를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공식 권력 서열 3위인 조 비서는 국무위원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렸다. 조 비서는 지난 1월 개최됐던 제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및 조직비서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6월 군 계급 강등 및 문책을 당했다가 이달 초에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비서로 선출됐던 박정천 역시 이번에 국무위원으로 진입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국무위원회는 김정은 위원장과 제1부위원장으로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부위원장으로 김덕훈 내각 총리 등으로 지휘부가 구성됐다.
위원으로는 조용원·박정천·오수용 당비서, 리영길 국방상, 장정남 사회안전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김여정 부부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국무위원회는 지휘부와 위원을 합해 총 10명으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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