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량에 오물을 뿌린 50대 여성의 가족이 두 달 만에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27일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게시판에는 해당 아파트에 게재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과문을 촬영한 사진이 공개됐다.
앞서 지난 7월 22일 오후 8시 30분쯤 부산 강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차량마다 흰색 가루가 묻은 오물이 뿌려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부근에서 배회하던 A 씨를 붙잡았지만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응급 입원 조치했다. 당시 A 씨는 아파트 2개 단지를 돌아다니며 주차된 차량 70여 대에 소변과 치약이 섞인 오물을 분사기에 담아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 씨 측은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여가 지나서야 피해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자신을 A 씨의 아들이라고 소개한 작성자 B 씨는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이같이 말했다.
먼저 B 씨는 "저희 어머니로 인해 240명 이상의 차량 주인분들께 피해를 끼쳤다"며 "아직 오물 성분의 정확한 감식 결과는 나오지 않았지만 성분이 어찌 됐든 피해자분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하시리라 생각된다"고 사과했다.
이어 "절대 악의가 있거나 계획적인 행동은 아니었고 어머니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한 우발적인 상황이었다"며 "몇 년 전 아버지와 단절한 후 조현병 증상이 발병해 호전됐지만 약을 잘 챙겨 드시지 않아 최근 병세가 다시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동안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은 처음이고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은 보호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어머니와 가깝지 않은 거리의 타지 생활과 현재 군 복무로 인해 보호자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또 다른 사건 몇 가지가 있어 어머니는 정신병원에 보호 입원 중이고 뒷수습 중이다"며 "꾸준한 치료와 보호를 통해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피해를 모두 보상하기에는 금전적 부담이 크다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B 씨는 "입주민들의 스트레스와 시간적, 금전적 피해를 생각하면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피해 입은 분들이 너무 많고 금전적 보상을 하기에는 제 선에서 감당이 되지 않아 염치 불구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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