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이 남북관계 개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김여정 부부장은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담화에서 "공정성과 서로에 대한 존중의 자세가 유지될 때만이 비로소 북남사이의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그럴 때만이) 의의 있는 종전이 때를 잃지 않고 선언되는 것은 물론 북남공동련락사무소(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재설치, 북남수뇌상봉(남북 정상회담)과 같은 관계개선의 여러 문제들도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에 하나하나 의의있게, 보기 좋게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다만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꼭 밝혀두자고 한다"며 "남조선(남한)이 정확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권언은 지난 8월에도 한적이 있었다"고 말해 남한의 행동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부부장은 지난 8월 10일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가장 집중적인 표현"이라며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이 이번 담화에서 위와 같은 내용이 담긴 '지난 8월의 권언'을 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다시 언급한 것은, 향후 남한이 어떠한 군사 행동을 선택할지에 따라 자신들의 대응도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 부부장은 '공정성과 존중'에 대해 "남조선이 북남관계 회복과 건전한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말 한마디 해도 매사 숙고하며 올바른 선택을 하여야 한다"며 "실례로 우리를 향해 함부로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며 북남간 설전을 유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존하는 조선반도(한반도) 지역의 군사적 환경과 가능한 군사적 위협들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의 자위권 차원의 행동은 모두 위협적인 '도발'로 매도되고 자기들의 군비증강활동은 '대북억제력 확보'로 미화하는 미국, 남조선식 대조선(대북한) 이중 기준은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주장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자주권에 대한 노골적인 무시이고 도전"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은 미국을 본따 이런 비논리적이고 유치한 억지주장을 내들고 조선반도 지역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파괴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며 "공정성을 잃은 이중기준과 대조선적대시 정책, 온갖 편견과 신뢰를 파괴하는 적대적 언동과 같은 모든 불씨들을 제거하기 위한 남조선당국의 움직임이 눈에 띄는 실천으로 나타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부장은 "어제와 오늘 우리의 선명한 견해와 응당한 요구가 담긴 담화가 나간 이후 남조선 정치권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경색된 북남관계를 하루빨리 회복하고 평화적 안정을 이룩하려는 남조선 각계의 분위기는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우리 역시 그같은 바램은 다르지 않다. 지금 북과 남이 서로를 트집 잡고 설전하며 시간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라고 말해 남한과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김 부부장은 24일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각) 유엔 총회 연설에서 제기한 종전선언에 대해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김 부부장이 이같은 평가를 한지 하루만에 이날 담화에서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북한이 남한에 관계 개선에 대해 일정 부분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김 부부장이 두 번의 담화에서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 폐기를 강조한 만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물밑 협상이 열린다고 해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의 입구로 종전선언을 제기했지만 김 부부장은 적대시 정책이 먼저 철회돼야 종전선언이 의미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 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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