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의 추석연휴가 끝이 났지만 곳곳에선 명절증후군처럼 한숨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시댁을 다녀온 며느리가 아닌 갈 곳 잃은 20~30대들이다.
지난 23일 30대 익명의 제보자 A(34)씨는 요즘 청년들의 괴로움 심경을 취재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 이어 그는 수년째 00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지만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추석명절이 끝나고 스트레스가 더욱 커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과 같은 친구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고 전하며, 취업, 결혼, 독립, 생계 어느 하나 마음처럼 되는 것이 없고 명절 때면 친척들과 부모님 눈치 보느라 “이젠 더 이상 명절에 친척들이 모이는 곳에 가기 싫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마음은 A씨뿐만이 아니다. 20~30대들이 모이는 젊음의 거리로 나가봤다. 주위 술자리만 둘러봐도 20~30대들의 불만은 쌓아 놓은 술병처럼 늘어만 가고 있다.
명절만 되면 곳곳에서 들려오는 공통적인 말이 있다. “너는 요즘 어디에 일하고 있니?”, “결혼은 언제 할 생각이니?”, “누구는 좋은데 취업했다던데...너는?”, "언제까지 용돈만 받아 쓸거니?“ 등 걱정스런 질문들이지만 갈 곳 없는 이들에겐 비수 같은 말이다.
두 아들을 키우고 있는 한 60대 가장의 말이다. “요즘 젊은 애들 설 자리가 너무 없다. 얼마 전 둘째가 좀 일찍 장가를 갔다. 결혼과 더불어 직장 때문에 포항에서 세종시로 이사를 갔는데 32평 아파트 값이 9억이란 말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며, “이게 현실이란 것을 새삼 느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취업도 어려운데 언제 돈 벌어 결혼하고, 수억 원 하는 아파트를 언제 어떻게 벌어서 살 수 있겠는가?”, “부모도 재산이 없어 도와주지 못한다면 이런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이 어떻게 살아 나가야 할지 미안하고 답답한 마음이다”고 토로했다.
지역의 한 원로는 “코로나 위기까지 겪으며, 20~30들에게 명절은 즐거움이 아닌 기피하고 싶은 전통이 되어 가고 있다. 이런 현실을 두고 ‘누가 이렇게 만들었는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곧 설 명절이다. 해마다 이 같은 고통을 겪는 청년들에게 우리 사회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미래를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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