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없는 정신병원...남환자→병원, 여환자 '성폭행 영상' 고의 삭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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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한 정신병원에서 남성환자가 여성환자를 성폭행한 사건과 관련, 병원이 이같은 사실을 숨기려고 했던 정황이 드러났다.

17일 전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성폭력 사건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달 4일 해당 병원에서 관계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병원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병원 관계자가 성폭행 장면이 녹화된 CCTV 영상을 고의로 삭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실수로 인해 삭제됐다는 병원 관계자의 진술과 달리, 영상 삭제 전 화면에 두 차례의 경고 문구가 나온 점을 비롯해 특정 영역만 삭제된 점 등에 비춰 경찰은 의도적인 삭제행위로 봤다.

경찰은 A 씨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해당 병원 관계자는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이 병원에는 간호조무사 등 4명이 근무하고 있었지만,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 병실을 들어가고 나온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병원 내 1인실인 '안정실'.

'안정실'은 병원 입원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후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하는 공간으로 특별히 남녀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아 이들 환자는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분리 공간 없이 각각 1인실에서 대기중이었다.

한편 180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이 병원은 당초 요양병원으로 운영하다 지난 5월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