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산다. 2050년에는 약 100억명의 인구 중 70%가 도시에 거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와 같은 팬데믹이나 앞으로 더 극심해질 기후 위기를 지금의 도시는 감당해 낼 수 있을까?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는 '도시 회복력'이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캐나다의 생태학자 홀링의 '생태 복원력(ecological resilience)'에서 따온 용어다. 회복력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을 유연하고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이다. 페로는 그 핵심을 인프라로 규정한다. 도시의 본질이기도 한 인프라를 얼마나 유연하게 쓸 수 있느냐가 도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쉽게는 광장과 공원, 대형 경기장과 넓은 주차장이 백신센터와 선별검사소로 활용되는 경우를 들 수 있겠다. 또 그는 도시의 획일화된 비전이 아닌, 분리된 지역들을 연결하고 교류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도시의 분단과 단절이 가져오는 비용에 대한 지적이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16일 개막했다. '크로스로드, 어떤 도시에 살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도시의 회복력과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삼았다. 재난과 격변의 시대. 우리는 어떤 도시에 살아야 하는가, 도시는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들이 담겼다. 비엔날레의 큐레이터를 맡은 페로의 말은 단호하다. "우리는 더 이상 하나의 논리로 도시를 지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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