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하며 군사적 행동에 나섰다. 다만 순항 미사일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의 위반 사항에 해당하지 않아 군사적 행동을 실시하면서도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13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1일과 12일 신형 장거리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발사된 장거리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하여 1500km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 중점목표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당 중앙의 특별한 관심 속에 중핵적인 사업으로 완강히 추진돼온 이 무기 체계의 개발은 우리 국가의 안전을 더욱 억척같이 보장하고 적대적인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을 강력하게 제압하는 또 하나의 효과적인 억제 수단을 보유한다는 전략적 의의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지난 2년간 과학적이며 믿음직한 무기체계 개발공정에 따라 추진돼왔으며 이 과정에 세부적인 부분시험들과 수십 차례의 발동기지상 분출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위력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일 북핵 수석 대표 협의를 앞두고 일본 대부분 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500km의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대북 협상과 관련한 협의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양국이 북한과 대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8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영변 핵 시설 재가동에 이어 이번에 순항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등장하면서 대화 분위기 조성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그러나 순항 미사일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 또 미사일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를 겨냥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이번 미사일 발사가 대북 협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영변 핵 시설 재가동을 명시한 IAEA 보고서에 대해 한미 양국이 북한과 대화가 필요하며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이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번 미사일 발사도 오히려 협상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평가될 수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에 직접 참석하지 않으면서 군사 행동의 수위를 조절했다는 것도 이같은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통신은 이번 시험 발사가 박정천 정치국 상무위원과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전일호 국방과학원 당비서의 참관 하에 시행됐다고 전했다.
다만 통신에 따르면 박정천 상무위원은 "당 중앙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장거리순항미사일의 성공적인 개발을 이루어낸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에게 열렬한 축하와 감사를 전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위임에 따라 이뤄졌음을 분명히했다.
한편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공개는 올해 들어 이번이 네 번째다. 북한은 지난 1월 2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와 3월 21일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3월 25일에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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