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50대 환자가 공공의료기관인 성남시의료원에서 에크모(ECMO)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아 화제가 되고 있다. 지자체 주도로 설립한 '공공의료기관'의 필요성이 입증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성남시의료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감기증세로 치료를 받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모 씨는 거점 전담병원인 성남시의료원에 입원했다. 당시 중증이었던 이 씨는 인공호흡기 치료에도 폐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위기에 빠졌으나, 에크모(ECMO, 환자의 혈액을 빼내 산소를 공급해 다시 채혈하는 기계순환호흡보조 장치) 치료에 들어간 후 기사회생해 4개월여 만에 건강하게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성남시의료원에 들어온 것은 알겠는데 얼마 만에 깨어났는지 기억도 안난다. 혼수상태에서 사경을 헤매다 완쾌되어 일상으로 돌라가게 돼 너무 좋다"며 "박준석 과장님과 주치의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등 의료진들이 위중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보살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평생 잊지않고 살겠다"라며 퇴원 소감을 밝혔다.
이중의 의료원장은 "성남시의료원은 대학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원 초기 에크모 장비를 도입했고, 이번 응급상황에 적극 대처할 수 있었다"며 "시민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종합병원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에크모 치료를 통해 생명의 위기에 처한 환자를 살린 성남시의료원의 사례는 공공의료가 왜 필요한지를 보여준 모범적인 사례"라며 "공공의료가 더욱 확충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성남시의료원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인연이 매우 깊다. 이 지사는 시민활동가 겸 변호사 시절인 2003년 성남시민들을 위한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주민 발의 조례 운동에 참여했다. 당시 주민 2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시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했으나 47초만에 심의 거부로 폐기됐고, 이에 항의를 하던 중 연행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이 지사가 시민운동가에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성남시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게 된다.
코로나 시대에 공공의료원 성공 사례가 전해지면서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던 홍준표 의원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홍 의원은 지난 2013년 2월 26일 적자와 '강성노조' 등의 이유를 들어 진주의료원 폐업 계획을 발표했고, 이후 진주의료원은 3개월 뒤에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뒤늦게 경남도는 다시 공공의료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홍 의원은 지난 9일 국민의힘 대선주자 공개 면접에서 '홍 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전국의 공공의료원을 다 폐쇄할 거란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골수 좌파고 외골수니까 내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면 절대 안 찍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은 진주의료원이 폐쇄된 그해(2013년) 8월 성남시의료원 착공을 선언하고 11월에 기공식을 열었다. 2019년 2월에 준공된 성남시의료원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월 시범운영 중에 감염병전담치료병원으로 지정됐고, 그해 12월에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현재까지 중증 환자, 어린이 환자 등 3000여 명을 돌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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