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남구 블루밸리 산단에 조성된 상정저류지가 폭우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무용지물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이곳 상정저류시설은 지난달 24일 관통한 태풍 ‘오마이스’의 폭우로 상정저류지와 연결되는 구평하천이 넘치면서 인근 농경지와 건물 등에 침수 피해를 입혀 하천정비부실 논란까지 거론되고 있다.
6일 포항시에 따르면 상정저류지는 지난 2018년경 면적 4만6천870㎡, 최대용량 22만1천325㎥, 최대수심 6.13m로 조성돼 블루밸리 산단의 배수로로 흘러나오는 물을 담아 구평하천으로 보내는 기능을 한다.
하지만 태풍 당시 폭우는 상정저류지의 역할을 무력화시키고 구평하천이 감당할 수 없는 양의 물이 흘러내려 농지와 공장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피해 원인을 상정저류지의 담수량을 지목하고 있다. 담수량이 적어 구평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의 양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하천을 범람시켜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다.
피해주민 A씨는 “블루밸리 산단 조성전에는 어지간한 폭우에 구평하천이 넘치는 사례는 드물었다”며 “임야를 깎아 산단을 조성하다 보니 빗물을 흡수하는 자연적 기능이 없어지면 하천으로 흘러내리는 빗물의 량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를 감안해 조성된 상정저류지는 면적이 작고, 최대 깊이도 6m에 불과해 담수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며 “불루밸리 산단 아래 하천과 마을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졸속으로 조성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주민들은 구평하천 정비부실도 피해원인으로 꼽고 있다. 구평하천은 길이가 약 4km, 폭이 3~4m 정도이다. 하천을 따라가면 곳곳에 잡풀이 우거지고, 제방이 유실돼 하천 기능을 상실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하천바닥이 돌과 퇴적토 등이 쌓여 물의 유속을 막아 하천 범람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주민 B씨는 “구평하천 정비가 언제 했는지 까마득하다. 하천에 쌓여있는 퇴적토와 갈대와 잡목으로 하천 흐름을 막아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하천정비 사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구평하천은 소하천으로 현재는 계획은 없지만 현장 확인 후 정비가 필요하다면 계획을 잡아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태풍으로 구평리에 위한 구남초등학교 분교 관리 문제도 불거졌다.
구)남초등학교 분교는 구평하천 하류에 인접한 폐교로 배수로가 막혀 학교시설이 물에 잠기면서 인근 건물까지 침수피해를 배가시켰다.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태풍이후 현장을 찾아 인근 주민들과 상황을 체크했다”고 밝히고, “미활용 폐교로 상시적인 관리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다음달 타 용도로 임대 계약이 확정되면 배수로 문제 등 모든 시설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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