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기니의 수도에서 쿠데타가 일어나 알파 콩데 대통령이 무장 특수부대 병력에 억류됐다.
AP와 AF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오전 기니 수도 코나크리의 대통령궁 인근에서 대규모 총격전이 발생했다. 수도 중심가에서는 총격 소리가 들리고 곳곳에서 무장 군인들이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쿠데타를 주도한 프랑스 외인부대 출신 마마디 둠부야는 기니군 정예 특수부대를 앞세워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뒤 국영 TV에 나와 정부 해산과 군부에 의한 과도정부 구성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또 추가 조치가 내려질 때까지 전국에 통금령을 발령하고 6일 오전 11시 과도 정부 내각회의를 소집한다고 발표했다.
둠부야는 "우리는 더 이상 한 사람에게 정치를 맡기지 않을 것이다. 국민에게 정치를 맡길 것"이라며 "군인의 의무는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쿠데타 세력이 군 내부에서 어느 정도 지지를 확보했는지를 비롯해 집권파를 통제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기니 국방부는 쿠데타 직후 대통령 경호팀과 군대가 공격자들을 제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AFP통신은 자체 입수한 영상에서 일군의 군인들이 콩데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콩데 대통령을 억류하고 있다면서 헌법을 무효화하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쿠데타 세력으로 보이는 무장 군인들이 소파에 앉은 콩데 대통령을 가운데 놓고 찍은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둠부야는 이후 프랑스24 방송과 인터뷰에서 콩데 대통령이 현재 안전한 곳에 있다고 확인하고 의료진 접근 역시 가능하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기니 최초 선거에서 집권한 콩데 대통령은 지난해 3선 연임하며 장기 집권을 선언, 국민의 지지를 급속도로 상실했다.
실제 이날 코나크리 시내 곳곳에선 쿠데타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일부 목격되기도 했다.
기니는 1958년 프랑스 식민 통치에서 독립 이후 장기 독재와 군부 통치가 이어지는 오랜 정정 불안에 시달려 왔다.
외신들은 이번 쿠데타로 군사 독재를 벗어나는 듯했던 기니가 또 다시 군부의 손아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쿠데타 시도를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기니의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무력에 의한 정부 장악을 강력히 규탄하며, 알파 콩데 대통령의 즉시 석방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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