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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살해' 20대 여성 투신한 모텔 주인 "말리지 못해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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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살해' 20대 여성 투신한 모텔 주인 "말리지 못해 후회"

울산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글 올려...고인 조롱·비난 반응에 충격받아

최근 울산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모텔 건물에서 투신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해당 모텔 주인이 "왜 말리지 못했을까 후회된다"고 자책했다.

26일 울산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자유게시판에는 "얼마 전 사고가 일어난 모텔 주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제됐다. 먼저 익명으로 글을 작성한 A 씨는 "고인이 된 두분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A 씨는 "저희 가게에서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 마음이 무겁다"며 "고인이 안절부절하며 들어왔을때 도움이 필요하냐고까지 물어봤는데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왜 말리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현장을 발견하자마자 119에 신고를 하고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살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했지만 제 능력 밖의 일이었다"며 당시 사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A 씨는 사건 이후 고인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온라인 반응에 더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일과 관련해 혐오성 발언을 하며 다투는 유튜브와 각종 SNS의 댓글을 보니 정신이 아득해졌고 고인의 마지막을 직접 겪은 저로서 죽음 앞에 젠더 갈등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며 "이번 사건을 그저 자극적인 가십거리로 여기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한 "사건 발생 이후 며칠 동안 저희 가게 주차장과 사고 현장을 기웃거리면서 웃고 떠들며 고인을 조롱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심지어 손님인 척 들어와 여기가 거기냐고 묻고 낄낄대며 그냥 나가버리는 등 도저히 제 이성과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A 씨는 "2015년에 오픈한 뒤 열심히 일궈온 가게이고 이번 사건으로 모텔과 관련된 나쁜 시선이나 선입견은 거두어 달라"며 "고인이 떠난 자리에 막걸리 한통 부어주고 뜬눈으로 며칠을 보냈는데 푹 쉬고 기운 차려서 다시 하나둘 쌓아 올린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을 맞겠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지난 22일 오후 9시쯤 울산대학교 앞 도로에서 20대 여성이 자신의 남자친구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 여성은 10여분 뒤 사건 현장에서 300m 정도 떨어진 모텔 건물에서 투신했다. 당시 남자친구도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다음날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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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지

부산울산취재본부 홍민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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