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논란을 일으켰던 일본의 욱일기가 2024 파리올림픽부터는 경기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대한체육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욱일기를 정치적 표현으로 규정한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8일 일본 도쿄의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스포츠외교 성과라고 한다면 IOC에서 욱일기를 경기장에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IOC는 우리 측에 보낸 서한에서 욱일기도 올림픽 헌장 50조2항에 따른 정치적 문제라는 점을 정확히 명시했다"며 "정확하게 규제대상이라고 받았다. 정확히 명시했다.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은 올림픽 관련 시설 및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지역 안에서는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시위 및 선전 활동을 금지한다. 욱일기는 구 일본제국의 군기로 사용돼 일제 군사 침략 피해국인 한국, 중국 등에서는 군국주의와 전쟁범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IOC는 그간 욱일기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가 없으며 일본에서 널리 쓰이는 깃발일 뿐"이라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치러졌기 때문에 경기장에서 욱일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한국 선수단이 선수촌에 건 이순신 장군 현수막이 올림픽 헌장에 위반돼 철거했으며, 일본 극우단체가 선수촌 앞에서 이에 시위할 때 욱일기가 등장한 바 있다. 또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결선 볼더링 3번 과제로 등장한 구조물이 욱일기를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관점의 차이라고 본다. 세상 모든 상황을 똑같이 하나의 잣대로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지나치냐, 그렇지 않느냐의 문제"라며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이 회장은 "나름대로 우리가 IOC, 도쿄올림픽조직위와 얘기를 많이 나눴다. 서면으로 받았다. 전 세계적으로도 공식화된 것"이라며 "올림픽 초반 선수촌 밖에서 (극우단체의) 욱일기 시위 문제 이후 일본 경시청에서 (욱일기 시위를) 다 막았다. 산발적으로 (욱일기가)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시합에 집중했다. (클라이밍 암벽은) 형상물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선수단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메달 수가 적어) 아쉬움이 있다.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 자체를 즐기고,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감동을 줬다. 특히 여자배구의 김연경 선수가 보여준 헌신과 리더십을 통해 한 단계 선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양궁의 김제덕과 안산, 체조의 신재환과 여서정 등 굉장히 미래가 밝다. 탁구의 신유빈, 수영의 황선우 미래가 밝아 보인다. 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체조 마루의 류성현, 육상의 우상혁, 다이빙 우하람, 근대5종 전웅태 등 신진이 많이 나왔다.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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