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통신 연락선 복원 등 최근 남북 간 해빙 무드에도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인센티브를 북한에 제공할 의사가 없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의 외교·안보 칼럼니스트인 조시 로긴은 이날 칼럼에서 "미국이 최근 남북 관계 해빙에 고무돼 있지만,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어떤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은 없다고 바이든 정부 고위 당국자가 내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물론 우린 대북 대화를 지지하고 있고, 그게 우리가 언제 어디서든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한 이유"라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은 관여를 선택해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든 정부가 외교를 통해 북핵 문제에 관여하겠다며 북한의 호응을 기다리고 있지만, 북미 대화를 전제로 대북 제재 완화 등 선(先)조치를 하지는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으로 어느 때보다 북미 대화 여건이 조성된 상황에서도 이런 원칙이 불변임을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앞서 적대시 정책은 물론 각종 제재 해제를 기본 조건으로 삼고 있고, 최근엔 한미연합훈련 중단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성공 가능성이 아무리 작아도 평화회담에 대한 어떤 가능성도 흘려보낼 여유가 없지만, 미국은 대북 새 협상 돌입을 '고(高)위험 저(低)보상'으로 보고 북한 이슈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로긴은 진단했다.
로긴은 "한국은 지금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유인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기회라고 미국을 설득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듣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개성공단 재개' 제안 등을 새 외교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려는 미국을 시험하려는 '시험 풍선 띄우기'라며 주목했다.
송 대표는 지난 4일 미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미국이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도발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며 개성공단 재개와 미국이 투자를 통한 남북미 간 신뢰 재구축을 제안했다.
로긴은 "한국은 개성공단 재개가 미국이 첫 조치로써 지지하기엔 너무나도 급격하고 논란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미국은 자칭 대북 '실용적 접근'이 문재인 대통령을 어떻게 끔찍한 상황에 놓이게 하고 한미 관계를 복원하려는 바이든의 목표를 어떻게 훼손하는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 수석연구원 제니 타운은 "문 대통령은 정치적 유산을 구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바이든은 북한이 최우선 이슈가 아니기에 정치적 자본을 거기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로긴은 "김정은이 전 세계를 위협할 새롭고 더 위험한 무기를 계속 내놓으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은 잘못된 안보 인식을 제공했다"며 "북한의 위협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고 위험하다. 대북 관여는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지만 국가 안보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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