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교수 10명이 학위 부정에 연루되어 재판에 회부되는 등 학사관리 부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조선대학교가 이번에는 ‘학생의 성적을 조작했다’는 재학생의 의혹 제기와 동료 교수의 확인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조선대학교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K 학생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당시 팀티칭으로 수업의 기말고사 평가에만 참여한 A 교수가 성적 산출 시(중간고사 + 기말고사 반영) 중간고사 원점수를 평가했던 B 교수도 모르게 바꾸어 총점수를 하락시켰다. 원래대로라면 A+ 였어야 했던 성적을 B+로 바꿨다’고 밝혔다.
이 사실은 해당 학기가 지나고 다음 학기인 2019년 2학기 때 K 학생이 중간고사 평가를 담당했던 B 교수와 취업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었다. 직접 점수를 부여했던 B 교수도 모르게 점수가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중간고사를 평가했던 B 교수는 “K 학생이 실습 과목 중간고사 시 열심히 하여 만점을 주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내가 평가했던 중간고사 점수 100점이 기말고사와 합산 과정에서 두 차례나 수정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B 교수가 평가했던 중간고사 점수가 A 교수에 의해 수정되어 K 학생이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이에 K 학생은 “잘못 고쳐진 점수를 알게 된 당시에 A 교수와 직접적으로 대면하여 성적 의혹에 대해 논의를 하기엔 남은 학기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섯다”면서 이 내용을 잘 알고 있는 B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B 교수는 “학생 주장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대학) 본부에 성적 정정을 언급했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고 다른 의도가(교수들 간 갈등)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 학생을 도와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B 교수는 “손대지 말아야 할 점수가 바뀐 것도 이해할 수 없지만 10년간 보관해야 할 재학생의 시험지가 없어진 것은 어떤 형태로든 납득 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시험지 관리 부실도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들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조치를 취했다”면서 “학칙상 성적 이의 제기 기간이(4주) 지나 학칙을 위반할 수 없고, 시험지도 없는 상태에서 K 학생의 성적 정정요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K 학생의 동기는 “누구를 위한 학칙인지 모르겠다”라며 “상위 25%만 A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상대평가에서 피해자가 있다면 누군가는 혜택을 본 학생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교 문제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 L 씨 역시 “교수 아들은 출석 한번 안 해도 20과목 대부분에 A+와 A 학점을 주고 심지어 교직원 장학금 50%에 석·박사 학위까지 줬으면서 빠짐없이 출석하여 열심히 노력한 학생의 점수는 조작하고 ‘억울하다, 정정해달라’는 재학생의 정당한 주장은 외면하는 학교와 학칙은 누구를 위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는 19일 학위 부정 사건으로 재판에 회부된 조선대학교 현직 교수 10명이 검찰 증인신문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금번 재학생의 성적조작 의혹까지도 수사망에 오르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학부모협의회 측의 의견이 반영될 경우 조선대는 또 다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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