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실물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땅값은 오히려 크게 올라 자산 격차는 더 커졌다. 부동산에 더 강력한 세금을 매겨야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은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대차대조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국민순소득(NNI)은 전년 대비 0.7% 감소한 1548조5000억 원이었다.
부문별로 보면 비금융법인 NNI가 8.1% 감소했고, 정부는 1.6% 증가했다. 가계는 전년과 변화가 없었다.
반면 지난해 자산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전체 국민순자산은 1경7722조2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증가했다.
이는 2019년까지 5년간 연평균 증가율 6.7%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타격에도 불구하고 국민경제 전체가 보유한 자산의 순가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그 핵심 원인은 부동산 상승이었다.
지난해 순자산 중 순자산 중 비금융법인과 금융법인을 합산한 법인기업 순자산은 전년 대비 8.9% 감소했다.
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은 11.9% 급상승했다. 직전 5개년 연평균 증가율 6.2%의 두 배에 가까운 상승세였다.
같은 기간 정부 순자산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직전 5개년 연평균 증가율 6.1%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즉, 가계와 비영리단체 순자산 증가가 전체 자산 증가를 견인했고 그 결과 실물경제 부문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한국의 국민순자산이 늘어난 것이다.
가계 및 비영리순자산 중에서도 특히 토지자산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가계 보유 토지자산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5810조8000억 원이었다.
국민순소득이 마이너스 성장했음에도 토지자산은 상승함에 따라, 국민순자산을 국민순소득으로 나눈 피케티지수도 상승했다.
지난해 피케티지수는 11.4로 2019년 10.7에서 7.3% 상승했다. 이 가운데서도 가계 부문 순자산만을 기준으로 한 피케티지수는 6.0에서 6.7로 12.7% 상승했다.
그만큼 지난해 한국의 분배 상황이 더 악화한 셈이다.
용 의원실은 토마 피케티의 말을 인용해 "피케티지수가 클수록 국민경제 전체의 소득 분배에서 자본이 가져가는 몫이 커져 세습사회로 간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피케티는 자신이 분석한 자료 중에서는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역사적인 부동산 거품을 경험한 일본에서만 피케티지수가 국부 기준 9.8배에 달한 바 있으며, 다른 주요국에서는 이 지수가 8.0배를 넘어선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의 현 자산격차는 피케티도 경험하지 못한 큰 수준인 셈이다.
용 의원은 "현재 한국의 지가 상승세를 방치할 경우 재앙적 위기가 올 것"이라며 "기본소득 토지세 도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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