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훈련 취소를 압박하고 나섰다.
김 부부장은 1일 늦은 오후 담화를 통해 "며칠간 나는 남조선군과 미군의 합동(연합) 군사연습이 예정대로 강행될 수 있다는 기분 나쁜 소리들을 계속 듣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군대는 남조선측이 8월에 또다시 적대적인 전쟁 연습을 벌여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에 대하여 예의주시해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부부장은 "지금과 같은 중요한 반전의 시기에 진행되는 군사연습… 나는 분명 신뢰 회복의 걸음을 다시 떼기 바라는 북남 수뇌들의 의지를 심히 훼손시키고 북남 관계의 앞길을 더욱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희망이냐 절망이냐? 선택은 우리가 하지 않는다"고 한미 양국에 공을 넘겼다. 이어 남북 간 통신연락선 연결을 계기로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섣부른 억측과 근거 없는 해석은 도리어 실망만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 부부장의 이날 담화는 한미 연합훈련의 진행 여하에 따라 남북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위협으로 보인다. 통신연락선 복원에 따른 대가를 요구한 셈이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0∼13일에는 사전연습 성격인 위기관리 참모훈련(CMST), 16∼26일엔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진행할 계획으로, 이를 위한 양국 간 최종 조율이 이뤄질 예정이다. 통일부가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한미 연합훈련이 연기되어야 한다고 밝힌 만큼 실제 조정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나 "한미연합훈련이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으로 조성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서 지혜롭게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 일관되게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에서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부부장이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일축한 데 대해 "정부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이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남북 간 신뢰 회복하는 출발점이라고 인식한다"면서 "통신연락선 복원을 시작으로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될 수 있도록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한미 연합훈련과 관련해 "어떤 결정도 상호 합의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입장에 코멘트하지 않는다"면서도 "연합훈련은 한미 양국의 결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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