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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커피] ⑨ 커피는 원래 신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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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커피] ⑨ 커피는 원래 신맛?

신맛은 커피의 개성이지만 지나치면 커피 맛을 떨어뜨린다.

▲커피의 신맛은 로스팅을 통해 클로로겐산류가 분해되어 퀸산이 만들어지고 소당류가 분해되어 개미산과 초산이 만들어 지면서 생성된다. 사진은 커피체리와 파치먼트로 파치먼트를 탈곡하게 되면 커피생두를 얻을 수 있다. ⓒ프레시안(=문상윤)

커피는 태생적으로 신맛을 가지고 있다. 커피 생두는 콩(豆)이 아니라 커피나무 열매의 씨앗으로 각종 유기산을 포함하고 있으며 클로로겐산 등과 같이 로스팅을 하게 되면 신맛이 생성되는 성분들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신맛은 커피의 다른 맛들을 부각시켜주고 커피가 가진 개성을 표현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지만 지나치게 신맛을 강조하다 보면 오히려 커피 맛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요즘 몇 년 사이에 국내에서 고품질이 보장되고 커피 향미의 특성이 잘 표현되는 스페셜티 커피가 유행을 하면서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 곳에서 커피를 마셔보면 신맛이 커피 맛의 중심을 잡고있는 것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신맛을 지닌 커피가 좋은 커피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신맛이 강한 커피가 유행을 하고 있고, 많은 로스터들도 이에 맞춰 신맛을 살리는 로스팅 방식을 많이 선택하기 때문에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신맛만을 강조한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할 수는 없다. 신맛과 함께 개성적인 향이 있는 커피는 개성이 뚜렷한 커피라고 할 수 있지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춘 좋은 커피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커피에서 느껴지는 신맛은 커피에 있는 단맛과 고소함, 상쾌함을 동반하는 기분 좋은 쓴맛을 이끌어 내는 필수적인 맛 요소라고 할 수 있지만 그 맛이 지나치게 강하게 되면 커피를 마실 때 마치 혀에 배터리를 댄 듯한 아린 듯한 느낌과 함께 혀가 간질거리는 느낌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커피는 무조건 신맛이 있어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에 사로잡힌 몇몇 커피전문점에서는 신맛만을 강조한 커피를 내며 그 커피 맛이 정답이고 그러한 커피가 특별한 맛을 내어주는 커피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다양한 맛을 지니고 있는 커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신맛에만 너무나도 집중한 탓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커피의 신맛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커피의 신맛은 커피체리가 익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커피생두에 유기산과 클로로겐산이 생성이 되고 로스팅이 진행되면서 클로로겐산류가 분해되어 퀸산이 만들어지고 소당류가 분해되어 개미산과 초산이 만들어 지면서 커피에서 신맛을 나타내는 성분들이 만들어지게 된다.

이러한 화학적 반응을 통해 커피의 신맛이 만들어지는데 이 중 퀸산이 가장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퀸산은 커피 신맛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고 로스팅을 할때 이 퀸산과 관련된 성분들의 컨트롤이 지나치지 않고 상쾌함을 주는 커피 신맛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신맛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로스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커피의 신맛은 로스팅이 진행되는 동안 한참 동안 강해지다가 산의 열분해가 시작되면서 부터 신맛이 약해지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커피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휘발성 향기 성분들이 휘발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한 로스팅 종료 시점을 파악하는 것도 좋은 커피를 얻기 위한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어쩌면 커피의 휘발성 향기성분의 생성과 로스팅 종료 시점을 컨트롤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과정이기 때문에 단순히 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신맛을 지나치게 많이 만들어내는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때 아무리 좋은 맛이라 할지라도 지나치게 그 맛이 강하게 느껴지면 음식 전체의 맛이 덜하다 느끼게 된다. 커피도 맛의 균형이 무척이나 중요한 음료이자 음식이기 때문에 지나친 신맛을 강조하기 보다는 잘 어울릴 수 있는 적당한 신맛을 표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또한 커피의 신맛은 로스팅뿐만 아니라 커피 생산지와 추출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도 큰 폭으로 변화하게 된다.

커피 생산지 중 신맛의 특성이 강한 생산지의 대표는 아프리카 대륙의 케냐라고 할 수 있다. 케냐 커피의 신맛은 강하게 로스팅을 하여도 많이 사라지지 않고 케냐 커피 특유의 신맛을 표현한다. 물론 어느 생산지의 커피라 할지라도 모든 신맛 성분들이 분해 될 정도로 강하게 로스팅을 하게 되면 신맛이 거의 남지 않게 되지만 그중에서도 케냐산 커피가 강한 로스팅에서도 신맛을 가장 잘 유지하는 커피라고 할 수 있다.

커피추출에 따라서도 커피의 신맛은 다르게 표현되는데 커피와 물이 닿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커피의 신맛은 추출 후반에 나오는 다른 맛 성분들에 의해 희석되어 신맛이 약해지게 된다. 추출수의 온도가 높아도 다른 성분들이 추출이 빨라지게 되어 신맛이 다른 맛 성분들에 의해 희석되어 그 맛이 약해지게 된다.

특히 커피의 경우 역치값이 상당히 낮은 쓴맛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커피 성분들의 추출이 길어질수록 쓴맛으로 인해 신맛을 덜 느끼게 된다.

따라서 커피의 신맛을 즐기고 싶은 사람은 로스팅이 약하게 된 커피를 선택하고 추출을 할때는 커피의 신맛 성분은 추출 초반에 많이 추출되기 때문에 추출시간을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추출수의 온도도 커피맛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추출수의 온도가 80℃ 이하면 커피 성분들의 추출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 신맛이 강조되어 한쪽으로 치우친 커피가 추출될 수 있기 때문에 추출수의 온도는 88~95℃를 유지해주는 것이 균형 잡힌 커피 추출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커피}는 당초 8회 연재 예정이었으나 독자들의 성원에 따라 2회 더 연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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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윤

세종충청취재본부 문상윤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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