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내 갑질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유족이 이의 제기한 경남 통영해양경찰서 소속 A(34) 경장 사망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수사결과를 밝혔다.
통영경찰서는 사망한 A경장의 평소 직무수행 태도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으며 통영해경서로 발령받은 후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직속 상관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는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19일 통영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월2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나 유족은 직장내 갑질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을 통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당시 자택에 외부로부터 침입한 흔적과 특이외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자필 메모지, 변사자의 휴대전화기 ‘자살’ 관련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미뤄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A씨가 형사계 발령받은 이후 힘든 심경을 지인들에게 털어놓았고, 이를 뒷받침하는 당시 통화 녹음파일, 휴대전화 SNS 내용, 인터넷 카페 게시글 등이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인사기록카드 및 근무성적평정표, 이전 직장동료의 진술을 청취한 결과 동료와의 관계, 업무수행 능력, 직무수행 태도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또 자기 망상적 신념에 사로잡혀 사실을 과장하고 왜곡해 지인에게 그 같은 생각을 전달했을 가능성도 희박해 보인다고 경찰은 분석했다.
다만 A씨는 이전에 아무런 문제 없이 직장생활을 하다 통영해양경찰서 형사계로 발령받아 근무하던 중 낯선 환경, 합동 근무로 인한 업무 소외, 근무 환경 악화 등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정신병력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던 A씨가 이 같은 이유로 우울증이 발병, 악화됐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특히 A씨의 직속 상관인 형사계장의 행위가 법령에서 그 직권을 부여한 목적을 현저히 일탈했다고 볼 수 없고 직권남용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 대한 혐의는 없다고 경찰은 수사결과를 유족에게 통지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은 공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했고, 사건 결과에 대해서는 해양경찰청에 별도로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은 "수사결과가 나왔으니 갑질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와 인사 조치 등을 지켜보겠다"며 해경에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A씨는 거제에 있는 해양파출소에서 근무하다 지난 2월8일 통영해양경찰서 형사계로 발령받아 업무를 맡은지 18일 만에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당시 결혼을 앞두고 있던 A씨의 예비신부는 그의 죽음에 직장 내 태움(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말로 직장 선임 또는 선배가 신임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괴롭힘 등으로 길들이는 규율을 지칭하는 용어)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예비신부는 지난 3월 3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을 통해 "친구, 동료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목숨을 포기할 정도의 고통이 어떤 것일까 하는 의문과 부디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을 요청한 바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힘든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 전화 1393, 정신 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번, 그리고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게’ 앱, 카카오톡 등 24시간 전문가의 상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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